![포스코이앤씨 사옥.[출처=포스쾨앤씨]](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915_701675_5453.png)
포스코이앤씨가 신안산선 공사 현장 붕괴 사고의 여파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으며 포스코그룹의 실적 회복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사고 이후 전 현장의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안전 점검에 착수하면서 공정이 지연되고 비용이 급증,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28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고로 발생한 손실 추정액을 반영하며 3분기에 약 28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처리했다. 이로 인해 3분기 영업손실은 195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든 1조4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충격은 그룹 전체 실적에도 직격탄이 됐다.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6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감소했다. 철강과 에너지소재 부문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하락폭을 일부 방어했지만, 포스코이앤씨의 대규모 적자가 상승세를 제약했다.
주력사 포스코만 해도 별도 기준 3분기 영업이익 5850억원, 영업이익률 6.6%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에너지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도 양극재 판매 확대와 전구체 공장 본격 가동 효과로 매출 8748억원, 영업이익 667억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4700% 이상 급증했다.
문제는 포스코이앤씨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공사 중단에 따른 잔여 비용 약 2300억원이 4분기 중 추가 반영될 예정으로, 두 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에 대부분의 손실을 반영했고 남은 충당금은 4분기 내 처리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으로 손실 정리를 마무리해 내년에는 건설 부문 실적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2분기 연속 사고 여파는 피하기 어렵게 됐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태를 '안전을 다지는 계기' 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현장을 송치영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직접 찾아 네 차례 '현장 전사경영회의'를 열었으며, 최근에는 대구 사고 현장에서 임원 전원이 참여하는 토론형 회의를 진행했다. 이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강조한 '안전 최우선 경영' 기조를 구체적 행동으로 옮긴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기존의 보고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버리고, 사고 현장에서 협력사와 함께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안전보건 조직도 본사 중심에서 '현장 중심 체계'로 재편해 △건설안전연구소 △안전보건기획그룹 △스마트안전기술그룹을 통합 운영하며, 재해 원인 분석부터 제도 개선, AI 기반 안전기술 개발까지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노동자와 협력사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상생 협의체'도 운영,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전국 103개 현장을 전면 중단하고 그룹 TF 및 외부기관과 함께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 1070건의 위험요인을 개선하며 현장 안전체계를 근본부터 재정비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의 변화가 단기 손실을 넘어 체질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안전관리 강화로 인해 단기 비용은 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시공 신뢰도와 품질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고 이후 포스코이앤씨의 의사결정 구조나 안전관리 체계가 완전히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단기 손실은 피하기 어렵겠지만, 이번 변화가 실질적인 현장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면 중장기적으로는 포스코이앤씨의 브랜드 가치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