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와 기아 EV3 [출처=각 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534_701231_3927.png)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와 기아 EV3가 양사 신흥 수출 효자로 등극했다. 두 차량은 현재 국내 공장에서 전량 생산해 해외로 판매한다. 산업 공동화 현상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두 차량이 이같은 문제를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현대차 판매 실적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본격 수출을 시작한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4개월 만에 총 5만9712대가 해외로 선적됐다. 내연기관 모델이 4만7976대로 집계됐고, 바다를 건넌 하이브리드 모델은 1만1736대였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수출된 모델은 코나로, 9만6906대로 집계됐다. 아반떼와 투싼은 5~9월 각각 7만4667대, 6만5921대 수출됐다. 팰리세이드가 글로벌 베스트셀러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이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가 글로벌 SUV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준대형차다. 지난해 선보인 완전변경 모델부터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방식)을 추가해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팰리세이드의 인기가 반가운 이유는 해당 모델이 현재 한국에서 전량 생산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발(發) 관세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주요 기업이 제품 생산 공장을 해외에 신설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에 국내 고용이 줄고 중장기적으로 한국 산업이 쇠퇴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팰리세이드가 이같은 우려를 지운 것이다.
하이브리드 모델 선호가 높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팰리세이드의 9월 수출량을 보면 내연기관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각각 8146대, 7325대로 집계돼 엇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현재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계의 약 80%는 내연기관 부품 생산에 몰두한다. 다만,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차이면서도 내연기관차로 분류돼 부품 업계의 전동화 전환 가교 역할로 떠올랐다. 하이브리드차가 국내 완성차 산업의 구세주가 된 상황이다. 미국 등에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판매를 본격화함에 따라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EV3가 수출 효자 노릇을 했다. 기아의 1~9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EV3는 총 6만4248대가 수출됐다. 이는 기아가 보유한 전기차 중 가장 높은 수치로, 같은 기간 K5 수출대수(6만4480대)와도 큰 차이가 없다.
EV3는 전동화 리더 탈환을 선언한 기아의 전략 볼륨 모델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파리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하며 유럽 시장 판매에 돌입했으며, 여러 나라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올해 초 기아가 목표로 내건 EV3의 판매량은 8만1100대다. 그러나 1~9월 내수를 포함한 EV3의 누적 판매량은 8만3216대로 집계됐다. 목표치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이에 기아는 올해 EV3 생산 대수를 11만대로 상향했다.
EV3는 현재 전기차 전용 공장 '광명 EVO 플랜트'에서 전량 생산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광명 EVO 플랜트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을 이끌 전략 거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광명 EVO 플랜트는 향후 국내 완성차 산업의 중추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사측과 노조가 매년 줄다리기하는 내용 중 하나가 신차 생산 배정"이라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을 위해서라도 팰리세이드·EV3 같은 인기 모델의 국내 생산 보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