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방산 부문 노동자들이 회사가 제시한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재차 거부했다. [출처=연합뉴스]
보잉 방산 부문 노동자들이 회사가 제시한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재차 거부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지역의 보잉 방산 부문 노동자들이 회사가 제시한 수정된 단체협약안을 다시 한 번 거부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국제기계공연맹(IAM) 837지부는 약 3200명의 조합원이 보잉의 새로운 5년짜리 계약안을 부결시켰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전투기, 훈련기, 폭탄 키트 등을 조립하는 주요 방산 생산기지다.

노조는 이번 제안이 임금 및 복지 측면에서 여전히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조디 베넷 IAM 부회장은 "보잉은 지역 간 차별을 중단해야 한다"며 "북서부 상업 부문 노동자들에게는 높은 임금 인상을 제공하면서 세인트루이스 노동자들에게는 낮은 수준의 보상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인트루이스 노동자들은 지난 8월 초 첫 계약안 부결 이후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9월에는 4,000달러의 일시금 보너스를 포함한 세 번째 제안도 거부했으며 이번 네 번째 제안 역시 노조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보잉은 최근 제안에서 제한 주식(restricted stock) 및 유지 보상(retention award)을 추가했지만 일부 근속 기반 임금 인상폭을 낮춰 노조의 반발을 샀다.

파업 장기화로 F-15와 F-18 전투기 등 주요 방산 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는 지난 9월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세인트루이스 파업이 일부 전투기 생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파업은 지난해 보잉 상업 항공기 조립 노동자 3만3000명이 속한 워싱턴주 노조가 새 계약을 체결한 이후 이어지고 있다. 시애틀 지역 노조는 8주간의 파업 끝에 4년간 38% 임금 인상과 1만2000달러의 서명 보너스를 확보했다.

노조 측은 이를 근거로 "보잉이 지역별로 노동자를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동일한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보잉 방산사업부 책임자 스티브 파커는 이달 초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사는 전체 계약의 재정 규모를 유지한 채 일부 조정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파업이 계속될수록 손해는 노동자에게 돌아간다"며 "더 오래 파업한다고 해서 더 많은 돈을 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는 "회사의 제안은 실질적인 개선이 없다"며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세인트루이스 공장 생산은 향후 미 공군의 차세대 F-47 전투기 양산이 예정돼 있어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방산 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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