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출처=삼성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684_701399_3148.jpg)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취임 3주년 맞아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내거나 행사를 여는 대신 차분한 정중동(靜中動) 기조를 이어간다. 대외적 행보 대신 가시적 성과로 리더십을 입증하겠다는 평소 지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취임 3주년과 관련한 별다른 행사나 메시지를 준비하지 않고 평소처럼 경영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2022년 회장 취임 당시에도 취임사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 회장은 지난 7월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냈지만 이달 24일 이건희 선대 회장 5주기 추도식까지도 대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이 회장은 취임 3주년을 맞아 그룹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이끌 전망이다. 재계는 다가오는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이 회장이 보여줄 '뉴삼성' 비전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장 중심 경영을 강화하며 위기 극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달 초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자가 부진 탈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사법리스크 해소를 전후로 한 이 회장의 미국 출장과 맞물려 있는 만큼 이번 행보가 이목을 끌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7월 테슬라와 23조 원 규모의 AI6 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맺은 데 이어 8월에는 애플로부터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의 설계 및 위탁 생산 계약을 따냈다. HBM4의 엔비디아 공급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파운드리와 HBM 부문에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삼성전자 올해 3분기 전사 매출은 86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전 분기 잠시 내줬던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 자리를 되찾는 등 메모리 사업의 호조와 함께 DS 부문 영업이익이 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을 앞두고 굵직한 일정이 산재한 것도 조용한 3주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 회장은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APEC CEO 서밋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과의 회동이 예정돼 있다.
내년 AI·반도체 시장 주도권이 걸린 차세대 HBM인 HBM4 공급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이 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 LOI(의향서) 체결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684_701400_320.jpg)
APEC 이후엔 다음달 하순으로 예상되는 조직개편 및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 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의 방향성이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해 인사에서 탄생한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을 잇는 컨트롤타워 조직 부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017년 삼성 미래전략실이 해체됐으나 이후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컨트롤타워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위원회 내 공감대가 커지고 있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회장 본인과 관련해서는 사법리스크 와중인 2019년 10월 내려놓은 등기임원직에 언제쯤 복귀할지가 관심사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