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삼성]](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716_701442_435.jpg)
삼성그룹의 연말 인사 시계가 예년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진행해 오다, 몇 해 전부터 11월 말로 인사 시기를 앞당긴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반도체 업황 반등과 호실적을 배경으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대비한 조직 개편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6년도 사장단 인사는 이르면 내달 중순께 실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의 경우 11월 27일, 임원 인사는 이틀 뒤인 29일에 각각 단행됐다. 다만 올해는 시점이 다소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먼저 업계 안팎에서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내년에도 반도체 사업을 총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해 5월 위기의 삼성 반도체를 구하기 위해 복귀한 전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반성문'을 제출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낸 인물이다. 이후 D램 재설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조직 신설 등 근본적 체질 개선에 앞장서 왔다.
그는 반도체 토론 문화 부활과 내부 기술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삼성의 반도체 역량을 재정비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최근 SK하이닉스를 제치고 메모리 시장 1위를 탈환했다. 업계에서는 전 부회장이 내년에도 자리를 지키며 파운드리·메모리·HBM 등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 연말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이 '직무대행'을 꼬리표를 떼고 정식 부문장에 오를 지 여부다.
노 사장은 지난 3월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별세 이후 DX부문장 직무대행에 선임돼 기존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과 품질혁신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조직 안정화는 물론, 원가절감의 체계적 추진과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경우, 만 58세에 부회장에 오른 한종희 전 부회장에 이어 '50대 부회장'이 재등장하게 된다.
아울러 현재 노 사장이 겸임하는 MX사업부장에 또다른 인물이 선임될 지 여부도 관심사로 꼽힌다. 이 자리엔 지난해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삼성 내부에서는 2016년 해체된 '미래전략실'의 빈자리를 메우는 형태의 컨트롤타워 재편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컨트롤타워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컨트롤타워 재편이 이뤄질 경우 부회장 라인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 최윤호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사장), 박학규 사업지원TF담당(사장) 등의 연쇄 인사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이재용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 여부도 이목을 끄는 관전포인트다. 이 회장은 27일 회장 취임 3주년을 맞았다. 예년처럼 별도 행사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계는 '대법원 무죄 확정 → 실적 회복 →혁신 인사·조직 재정비'로 이어지는 흐름 속 그룹 재편의 신호탄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현재까지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4대그룹 중 사내이사를 맡지 않고 있는 총수는 이 회장이 유일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 인사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재도약 국면에서 그룹 전체의 전략 방향을 새로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이 회장이 사내이사로 복귀하거나 컨트롤타워가 재편된다면 사실상 '뉴삼성' 체제로의 전환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