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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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삼성전자가 장중 처음으로 10만원 선을 넘어선 데 이어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4000 고지를 뚫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5000 시대를 향한 여정이 본격화됐다”는 말이 나온다.

이날 오전 9시 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8.58p(1.99%) 오른 4020.17을 기록했다. 지수는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보이며 전장보다 58.20p(1.48%) 오른 3999.79로 출발, 곧바로 4000선을 넘어섰다. 한때 4021.93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도체주가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9시 4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23% 오른 10만1000원에 거래됐다. 시가 10만1300원으로 시작해 장중 처음으로 10만원 선을 돌파했다. 이른바 '10만전자' 시대가 현실이 된 것이다.

프리마켓(개장 전 거래)에서도 이미 10만원을 넘어서며 강세를 예고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함께 미·중 무역 완화 신호가 겹치면서 국내 대표 반도체주가 일제히 올랐다. SK하이닉스는 같은 시각 전 거래일 대비 3.82% 오른 52만95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 53만30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LG에너지솔루션(1.12%), 삼성바이오로직스(1.87%), HD현대중공업(4.21%),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8%)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다수가 강세다. NAVER(-1.01%), 삼성생명(-0.37%) 등은 하락 중이다.

장 초반 개인 투자자는 1204억원, 외국인은 78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1994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뉴욕증시 강세와 미·중 무역 협상 기대가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미국에서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됐고,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한국 증시에도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여기에 오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는 소식이 더해지며 미·중 갈등 완화 기대가 커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유예될 것이며, 미국도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할 것”이라며 “양국이 합의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무역 전쟁의 최대 쟁점이던 희토류 및 관세 문제에서 양측이 협상 국면으로 돌아섰음을 시사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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