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지수가 표시돼 있다. [출처= 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711_701434_3149.jpg)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4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보유 시가총액이 1000조원을 넘어서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가 유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지속되고 있으나 높아진 원·달러 환율 레벨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로 돌아섰기 때문에,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4038.39까지 오르는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강세 배경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이 있다. 이날 오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4000억원을 훌쩍 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순매도로 돌아선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이 코스피 시장을 밀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투자자 보유 규모는 지난 24일 기준 1125조원에 달한다. 전체의 34.68%다. 특히 10월 들어 지난 24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5조2395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2조4723억원)의 2배 이상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5.10%나 급등한 배경에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가 주효했다.
더욱이 지난 2일 처음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시가총액 보유금액은 1000조원을 넘어섰다. 앞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코스피가 급등하던 시기 외국인 보유 비중이 36%대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추가 유입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다면 ‘코스피 5000 시대’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다만 변수는 원·달러 환율이다.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1.5원까지 올랐다. 달러인덱스가 지난 7월 99.74까지 올랐을 때에도 원·달러 환율은 1380~1390원대를 유지했으나, 최근 달러인덱스가 98.74로 3개월 전보다 하락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1440원에 육박하고 있다. 그만큼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차손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이 오른다고 해서 반드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떨어진다고 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환율이 강세 흐름을 이어간다면 외국인도 투자에 유보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주(20~24일) 원·달러 환율이 종가기준 1420.80원에서 1439.40원까지 올랐고 외국인은 이 기간 7918억원을 순매도했다. 27일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고 외국인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는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31원대로 하락했다. 환율이 외국인 자금 유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결국 한국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가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최근의 원화 약세는 약 3500억 달러에 달하는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미국과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등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이 문제와 관련한 실마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주가 원·달러 환율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번주에는 한국 및 유로존 3분기 GDP 등 주요 경제지표, 미국·일본·유럽 중항은행 통화정책회의, 미일·한미·미중·APEC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며 “외부충격에 취약한 원화 특성 상 이벤트 결과에 따라 환율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하로 인한 달러화 약세, 미중 무역합의에 따른 위험자산 투자심리 회복, 한미간 경제·통화협력 강화 등은 원화에 긍정적일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올라도 반도체 업종 등 주도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꺾이는 것은 아니지만 환율 레벨이 낮아지면 투자자금 유입도 더 활발해질 수 있다”며 “현재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호황 전망이 계속될 것으로 유지되는 만큼 환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코스피 상승세를 이어가는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