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로봇. [출처=LG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725_701451_5027.jpg)
LG전자가 상업용 자율주행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수장을 자사 로봇 전문가로 교체하며 '원팀' 체제 구축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LG전자가 로봇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베어로보틱스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27일 로봇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베어로보틱스의 신임 대표로 LG전자 출신 최형진 디렉터를 선임했다. 최 신임 대표는 LG전자에서 로봇 산업 전반을 이끌어 온 핵심 인물로, LG전자의 로봇 사업 전략과 베어로보틱스의 기술력을 하나로 묶어낼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LG전자는 2024년 3월 베어로보틱스에 8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 과반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LG는 통합 작업과 시너지 창출을 본격화하는 2단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베어의 'SW 기술력'에 LG 'HW 제조력' 날개 단다
![최형진 베어로보틱스 신임 대표. [출처=링크드인]](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725_701452_513.jpg)
베어로보틱스는 세계적인 상업용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로봇을 동시에 제어하는 '군집제어 기술'과 '클라우드 기반 관제 솔루션' 등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갖고 있다.
여기에 LG전자의 제조 역량, 글로벌 공급망 관리(SCM), 폭넓은 B2B 판매망이 결합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베어로보틱스가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동안, LG전자는 로봇의 원가 경쟁력 확보, 품질 관리, 대량 생산, 글로벌 영업 및 유지보수까지 책임지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LG의 수많은 계열사에 먼저 배포돼 테스트함으로써 연구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제 이달 새로 공개한 베어로보틱스의 물류 자율주행로봇(AMR) '카티600'은 LG 물류 공정에 먼저 도입돼 성능 검증을 마친 것으로 얼려졌다.
■'산업-서비스-가정' 3대 축, LG 로봇 군단 온다
![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 [출처=LG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725_701453_5140.jpg)
이번 인사는 단순히 상업용 로봇 시장을 넘어 LG전자가 그리는 '로봇 사업 전체 로드맵'을 가속화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LG전자는 로봇 사업의 3대 축을 △산업용 로봇 △서비스 로봇 △가정용 로봇으로 설정하고 전방위적인 확장을 추진 중이다.
먼저 산업용 로봇 분야는 LG그룹의 '제조 브레인'인 생산기술원이 주도하고 있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 핵심 계열사들의 스마트팩토리 공정에 자율주행 이동로봇(AMR)과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를 투입해 제조 현장 자동화를 고도화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 분야는 베어로보틱스 인수를 기점으로 성장을 노린다. 기존의 공항 안내 '클로이(CLOi)' 로봇 등을 운영한 경험에 베어로보틱스의 자율주행 역량을 더해 상업용 로봇 시장 전반을 공략한다.
특히 이러한 전략은 최근 국내 로봇 업계가 휴머노이드 같은 두 다리 로봇보다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바퀴' 기반의 자율주행 로봇에 집중하는 트렌드와도 일치한다. 베어로보틱스의 검증된 자율주행 휠 로봇 기술이 LG전자가 서비스 로봇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는 데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가정용 로봇이다. 조주완 LG전자 CEO가 "로봇은 명확한 미래"라고 공언했듯, 산업과 서비스 현장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집약해 '가사 노동 해방'을 구현하는 것이 최종 비전이다.
LG전자는 개발 및 테스트 단계에서 난항을 겪으며 AI 집사로봇 'Q9' 출시가 지연된 상황이지만, 산업용과 서비스 로봇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