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본사 사옥. [출처= 하나증권]
하나증권 본사 사옥. [출처= 하나증권]

하나증권이 불확실한 실적 개선 과정 속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 마련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다만 승인에 절대적인 대주주 적격성 요건 리스크 해소가 관건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 654억원, 당기순이익 6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87%, 21.77% 개선됐다.

다만 올해 누적으로는 영업이익이 18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8%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8.20% 감소한 168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증권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별도 자기자본 규모는 6조620억원으로 업계 7위에 해당한다. 반면 상반기 별도 당기순이익은 1229억원으로 업계 11위에 그치고 있다. 하나증권보다 자기자본 규모가 낮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대비 이익 규모가 낮은 상황이다.

그동안 하나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등으로 견조한 성과를 거둬왔으나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부동산 PF 부실 리스크가 커지면서 관련 사업 비중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020년에는 업계 7위 규모의 연간 순이익을 올렸고, 2021년에는 5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2023년에는 31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 2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두면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 주식시장이 호황을 이루면서 거래가 증가하고 있으나 하나증권은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상반기 958억원으로 업계 10위 밖이다. 워낙 브로커리지 시장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갑자기 늘리면서 수익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산관리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단순 수익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 부문에서 하나증권은 업계 2~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하나금융그룹의 은행 등과 협력해 WM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아 단기어음 상품을 발행할 수 있다면 하나금융그룹의 여러 채널들과 협력을 통해 개인·법인 단기자금을 흡수할 수 있다. 고액자산가 또는 법인의 자금 운용 시 여러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발행어음 상품 활용이 가능하다. WM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조달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이익 창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요한 것은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해 실제로 이익이 날 수 있는 운용처 확보 및 만기·재조달 리스크 관리 역량이다. 조달은 상대적으로 용이할 수 있지만 이를 적정 수준의 운용처에 연결하지 못할 경우 유동성 리스크 및 시장금리 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다.

특히 은행 예금 이자율을 상회하는 금리로 발행어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고객에게 약정된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약정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기업금융(IB) 역량이 향후 발행어음 성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나증권도 전통 IB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올해 IPO 상장 주선은 스팩합병 1건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해서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로 지주 건전성과 위험가중치 조절을 위해 고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올해 하나증권은 인수금융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리파이낸싱 수요 증가에 발맞춰 버거킹, 여기어때 등의 리파이낸싱을 단독 주선하며 다양한 업종에서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 초기에는 크지 않은 규모로 자금을 운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통 IB 영역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기 때문에 점차 발행어음 사업에서 성과를 늘려갈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의 또 다른 변수는 대주주 적격성 요건이다.

앞서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도 자기자본 요건을 갖췄음에도 사법리스크 불확실성 영향으로 이 부분이 해소된 이후에야 발행어음 인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증권은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이미 마무리했기 때문에 발행어음 인가와 관련된 심사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결국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금융당국이 어떻게 판단할 지가 중요한데, 정부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에서 증권사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어 제한적으로 발행어음 인가를 승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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