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 사 제공]](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5117_702984_434.jpg)
삼성·SK·LG 등 주요 그룹들이 예년보다 인사 시기를 앞당기는 가운데, 각 그룹의 부회장직 승진 여부가 재계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SK그룹이 '현장형 리더'를 전진 배치하는 기조 아래 2021년 이후 4년 만에 부회장단을 보강한 데 이어, 다른 그룹들 역시 올해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부회장 승진 인사를 시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이형희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을 필두로 사장단 11명을 새로 뽑고 4명의 사장을 보임 변경하는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조직 체질 개선과 세대 교체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인사로 풀이된다.
특히 이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SK㈜ 부회장단으로 합류, 멤버사·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김준·장동현 부회장 승진 인사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인사로 SK그룹 부회장단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장동현, 유정준, 서진우, 이형희 등 5인 체제로 재편됐다. 그룹의 핵심 의사결정 축이 보다 명확해지면서 책임경영 기조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부회장 승진설'로 재계 관심을 모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혁신을 통한 압도적 성과로 그룹의 인정을 받아 안정적 체제를 잇는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하순께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의 경우 11월 27일, 임원 인사는 이틀 뒤인 29일에 각각 단행됐다. 다만 올해는 시점이 다소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 연말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이 '직무대행'을 꼬리표를 떼고 정식 부문장에 오를 지 여부다.
노 사장은 지난 3월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별세 이후 DX부문장 직무대행에 선임돼 기존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과 품질혁신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조직 안정화는 물론, 원가절감의 체계적 추진과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만 57세인 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경우 만 58세에 부회장에 오른 한종희 전 부회장에 이어 '50대 부회장'이 재등장하게 된다. DS부문은 전영현 부회장(DS부문장)의 유임이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2016년 해체된 '미래전략실' 이후 공백 상태였던 컨트롤타워 재정비 가능성도 거론된다. 컨트롤타워 재편에 따라 부회장 라인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 최윤호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사장), 박학규 사업지원TF담당(사장) 등의 연쇄 인사 가능성도 점쳐진다.
취임 7년차를 맞은 구광모 대표의 LG그룹도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지난해 소폭 인사에 그쳤던 만큼, 올해는 부회장단 진용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구 대표의 '실용주의 리더십' 윤곽이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LG그룹의 경우 지난달 23일 시작된 구광모 회장 주재 계열사 사업 보고회가 마무리되는대로 이달 말께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구 대표가 지난 9월 사장단 회의에서 "구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 만큼, 조기 인사에 대한 필요성과 명분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의 관심은 LG그룹 부회장단 개편 여부다. 현재 LG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신학철 LG화학 대표 등 '2인 부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부회장 승진자 라인업으로 거론되는 후보로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조 사장은 2021년 말 LG전자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B2B·HVAC(냉난방공조) 등 신사업 확장과 최근 인도 법인 IPO(기업공개)를 추진,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도 힘을 쏟기도 했다.
정 사장은 비효율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3분기 영업이익 4310억원을 달성하는 등 체질 개선 성과를 입증한 바 있다.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선 LG디스플레이가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시선은 '정철동 매직'에 쏠리고 있다. 실적 반등을 이끈 정 사장에게 그룹 차원의 보상 인사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구 대표가 2018년 취임한 이후 LG그룹 부회장단이 6인에서 2인으로 꾸준히 줄어든 만큼, 이제는 다시 변화를 줄 시점에 이르렀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규모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고려할 때 의사결정 속도와 리더십 무게 중심을 높이기 위한 부회장단 보강이 필요해진 시점"이라며 "조직 안정성과 미래 전략 추진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부회장 인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