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의 박희운 솔루션본부 전무가 5일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 3주년 세미나’에서 인출기 연금 투자 방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출처= 최수진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박희운 솔루션본부 전무가 5일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 3주년 세미나’에서 인출기 연금 투자 방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출처= 최수진 기자]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를 준비할 때 얼마나 모을지에 집중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건 어떻게 꺼내 쓰느냐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박희운 솔루션본부 전무는 5일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시리즈 3주년 세미나’에서 은퇴 인출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축적기와 인출기의 차이를 짚으며 “자산 축적기에는 장기간에 걸친 복리 효과가 핵심이라면, 인출기에는 시장 변동성과 인출 순서가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인출기 연금 투자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세 가지 리스크로 △수명 연장(Longevity Risk) △수익률 순서 위험(Sequence of Return Risk)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꼽았다.

그는 “기대수명이 84세를 넘는 지금, 은퇴 후 30~40년 가까이 자산을 인출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이라며 “은퇴 초기에 시장이 하락하면 자산 고갈 위험이 크게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수익률이 같더라도 인출 순서에 따라 자산 고갈 시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출 전략으로는 △매년 일정 금액을 인출하는 고정금액 인출 △매년 자산의 일정 비율에 맞춰 인출하는 고정비율 인출 △시장 상황에 따라 인출금을 조절하는 가드레인 전략 △자산을 현금·채권·주식 등으로 나눠 다르게 인출하는 버킷 전략 등 크게 4가지가 꼽힌다.

박 전무는 “고정금액 인출은 매년 생활비가 고정돼 있어서 계획을 세우기 좋지만 시장 하락기에는 자산 고갈 가능성이 높고, 고정비율 인출은 자산은 고갈되지 않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생활비가 변동성이 커 예측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드레일 전략과 버킷 전략은 시장 변화에 유연한 인출 전략을 활용해 지속성과 안정성을 높인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인출기에 적절한 전략을 갖추지 않으면 아무리 잘 모은 자산이라도 금세 고갈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인출기 전략으로 커버드콜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박 전무는 커버드콜보다도 주식과 채권 비중이 50%씩인 전통적인 자산배분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주식 커버드콜과 미국 주식 50%+미국 채권 50% 전략 자산군에서 각각 11%의 고정 인출을 했을 경우 커버드콜 전략은 원금 고갈 확률이 16.2%였지만, 자산배분 전략은 7.3%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한국인의 기대수명과 생활환경을 반영한 '세이프맥스' 모델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인에게 적합한 안전한 인출 비율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ETF 및 펀드 상품을 다수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박 전무는 인출기 시스템의 고도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는 은퇴 후 인출기 전략에 대한 고민들이 부족하고 시스템도 아직까지 미비한 점이 있다”며 “인출기 상품들이 많이 나오게 되면 관련 전산시스템들도 더욱 고도화되면서 보다 더 다양한 인출기 전략 수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박 전무는 “젊은 세대일수록 인출 전략을 먼저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축적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며 “은퇴 재무설계란 결국 인출 전략과 축적 전략의 조화”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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