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이 대형은행에 대한 감독등급 산정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5483_703396_452.jpg)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대형은행에 대한 감독등급 산정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추가 개편안까지 추진한다. 그동안 까다로운 요건 탓에 상당수 대형은행이 '건전하게 관리(well managed)'된 기관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점을 개선하려는 조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최근 발표한 감독등급 체계 변경안에서 한 개 이하의 '부적정-1(deficient-1)' 등급을 받은 은행도 '건전하게 관리된' 기관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일부 항목에서 경미한 미비점이 있어도 '건전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감독등급은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과 내부 통제·운영 역량을 평가하는 제도로 '기대치를 전반적으로 충족(broadly meets expectations)' '조건부 충족(conditionally meets expectations)' '부적정-1(deficient-1)' '부적정-2(deficient-2)' 네 단계로 구분된다.
이번 개편 이후에도 '부적정-2' 등급을 받은 항목이 있는 금융기관은 여전히 '건전하지 않음(not well managed)'으로 분류된다.
연준은 이와 함께 보험사에 대한 감독등급 체계도 동일한 기준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미셸 보우먼(Michelle Bowman) 연준 부의장(은행감독 담당)은 "현 체계에서 미국 대형은행의 약 3분의 2가 충분한 자본과 유동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건전하게 관리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며 "이번 개정은 감독의 초점을 핵심적이고 실질적인 리스크에 맞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나치게 경직된 평가 기준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보다 서류상 요건 충족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을 지적하며, 효율적이고 위험 기반의 감독 체계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반면 마이클 바(Michael Barr) 연준 이사는 이번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조치는 대형은행에 대한 감독 강도를 낮추고, 문제 해결을 위한 은행들의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감독의 신뢰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바 이사는 올해 2월 은행감독 부문 최고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연준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이번 개편으로 연준은 대형은행의 규제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핵심 리스크 중심의 감독 효율성을 높이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금융시장의 자율성과 감독의 균형을 맞추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