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본점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5920_703878_3129.jpg)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신용융자 잔고가 25조5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은 특히 반도체·자본재 등 고수익 업종에 신용매수를 집중하며 레버리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최근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 증가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0월 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 신용융자 잔고는 25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인 지난 2021년 9월 13일의 25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 잔고는 15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신용투자 급증은 개인 투자자의 투자 행태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현금매수로는 지속적인 순매도를 이어갔지만, 신용매수는 오히려 늘렸다. 이는 2021년 상승장 당시 현금매수와 신용매수를 동반 확대했던 양상과는 대조적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15.8%)와 자본재(27.7%)에 신용융자가 집중됐다. 이보미 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고점 인식으로 일부 종목을 현금으로 차익 실현하면서도, 신용거래를 통해 반도체·자본재 등 상승 종목에 다시 베팅하는 이중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는 외국인 순매수 흐름과 유사하지만, 레버리지를 동반한 만큼 주가 조정 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보고서는 “신용융자 잔고가 반도체와 자본재에 집중돼 있어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 업종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주가지수 하락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