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제공=HD현대중공업]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제공=HD현대중공업]

내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은 늘어나는 수출 물량에도 불구하고 선복 과잉이 심화되며 운임 회복이 제한될 전망이다. 발주량은 올해보다 다소 늘겠지만 해운시황 악화와 IMO 규제 유예 영향으로 전체 선박 발주 흐름은 여전히 둔화세다.

10일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LNG선 선복량은 연초 대비 12%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한 공급이 수출 수요를 압도하면서 시황 개선 폭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6년에도 LNG 수출 프로젝트가 잇따라 가동되겠지만,  많은 기존 선복량과 신조선 인도량에 운임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선복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을 계속 웃도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LNG선 인도 물량은 2027년에도 매년 1400만㎥ 이상의 물량이 새로 투입되고, 2028년에도 900만㎥ 수준의 인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LNG 교역 증가율이 10% 내외에 머물러 시황 개선 기대감이 낮은 상태다.

이처럼 구조적 공급 초과가 누적되는 가운데, 운임지표는 이미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신 17만4000㎥급 LNG선의 3분기 평균 1년 정기용선료는 하루 4만2231달러로 손익분기점의 약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스팟운임은 2만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며, 과거 겨울철마다 나타났던 급등세도 사라졌다. 양 연구원은 "겨울 성수기 효과가 사실상 소멸했다"며 "LNG 수출은 늘지만 지속적인 신조선 대량 인도로 부진한 운임수준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주 흐름도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세계 LNG선 발주는 올해 대비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신조선 발주량은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2025년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이 전년 대비 45.9% 감소한 4100만CGT로 추정되며, 2026년에는 이보다 14.6% 줄어든 3500만CGT 내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양 연구원은 "LNG선 발주는 많은 수준은 아닐지라도 다소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나 전반적 시장 활력은 약화될 것"이라며 "IMO 넷제로 프레임워크(Net Zero Framework) 규제 유예가 노후선 교체 수요를 지연시키고, 관망하는 시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내 조선업계도 수주량 감소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양 연구원은 "3년 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신조선가 하락이 지속되면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선사들은 해상 탈탄소화 및 고부가 LNG선 중심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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