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에 걸려있는 OPEC 로고.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518_704570_4346.jpg)
국제 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수급 전망 수정에 급락했다. OPEC이 내년 석유시장이 공급 부족이 아닌 균형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을 바꾸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2.55달러(4.18%) 하락한 배럴당 58.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0일 이후 최대 하락폭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21일(57.82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OPEC은 이날 공개한 월간 보고서에서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의 증산과 비회원국들의 생산 증가로 내년 세계 원유시장이 하루 2만배럴 규모의 공급 과잉 상태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달까지만 해도 하루 5만배럴의 공급 부족을 예상했던 기존 전망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OPEC+ 원유에 대한 내년 수요 전망치도 하루 10만배럴 낮췄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분석가는 "석유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은 유가에 명확한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 역시 "일부 원유 판매자들이 구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최전방에서 새로운 가격 곡선이 형성되고 있고 미국 경제 약세 분위기도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올해 미국 석유 생산량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기존의 '2030년 석유 수요 정점' 전망을 철회하고 2050년까지 글로벌 석유 수요와 공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장은 IEA의 장기 전망보다는 OPEC의 단기 수급 보고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반응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60달러 선이 붕괴되며 4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이날 유가의 추가 하락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료 기대감이 일부 완화시켰다. 미국 정부 셧다운 사태는 지난달 1일 시작돼 12일 현재 43일째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