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엔비디아로부터 26만장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받기로 하면서 ‘피지컬 AI’ 강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네트워크 인프라 예산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연합]
우리나라가 엔비디아로부터 26만장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받기로 하면서 ‘피지컬 AI’ 강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네트워크 인프라 예산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연합]

우리나라가 엔비디아로부터 26만장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받기로 하면서 ‘피지컬 AI’ 강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네트워크 인프라 예산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로봇·자율주행차 등 초정밀·저지연 서비스 구현에 필수적인 AI랜 테스트베드 구축 예산이 당초 계획 대비 44% 감액됐다.

정부는 ‘AI 기반 개방형 5G-A(어드밴스드) 융합 서비스 테스트베드 구축’을 2027년까지 4년간 추진 중이며, 총 사업비는 243억원 규모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은 애초 124억원에서 56% 수준인 70억원으로 축소 편성돼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AI랜 테스트베드는 네트워크의 보안, 장애, 품질을 예측해 초정밀·실시간 피지컬 AI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예산이 크게 줄어 신규 과제 추진이 어렵고, 기존 시험 환경 유지에 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예산 삭감 배경에는 GPU와 데이터센터, 오픈랜 등 하드웨어 중심 사업이 우선순위로 배정된 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와 학계에서는 고성능 하드웨어만으로는 피지컬 AI 생태계를 완성할 수 없으며, 중소·벤처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인프라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로봇 스타트업 인티그리드는 대전 5G 테스트베드를 활용해 연구개발을 진행, AI 에이전트 로봇을 상용화한 사례로 꼽힌다.

이정헌 의원은 “AI랜 테스트베드는 기지국에 GPU를 접목해 기기와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피지컬 AI를 구현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테스트베드 구축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기술 개발 기간은 17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되고, 제품 품질 수준도 64.1%에서 86.4%로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GPU와 데이터센터 확보도 중요하지만, 이를 초고속·저지연으로 연결할 네트워크가 발전하지 않으면 피지컬 AI와 AI 3대 강국 진입은 요원하다”며 “정부는 단기 성과 중심의 예산 운용을 지양하고, 6G 네트워크 구축을 향한 명확한 로드맵을 마련해 엔비디아 GPU 공급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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