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 CNN 등이 매각하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를 파라마운트와 컴캐스트·넷플릭스가 인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연합뉴스]
HBO, CNN 등이 매각하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를 파라마운트와 컴캐스트·넷플릭스가 인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연합뉴스]

글로벌 미디어 공룡들의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이하 워너 디스커버리) 인수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파라마운트, 컴캐스트, 넷플릭스가 인수 의사를 밝히며 경쟁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워너 디스커버리는 연내 매각 절차를 완료한다는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워너 디스커버리는 구속력 없는 1차 입찰서 제출 기한을 11월 20일로 정하고, 연말까지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영화와 스트리밍 사업, 케이블 네트워크 사업을 분리해 각각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는 구조 개편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공식 경매 절차에 참여할 계획이며, 회사 전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끄는 스카이댄스 미디어에 인수된 파라마운트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워너 인수를 타진했으며, 이번에는 ‘전액 현금 중심’의 제안서를 준비 중이다.

이 제안은 엘리슨 가문과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사모펀드 레드버드 캐피털 파트너스가 자금력을 지원한다. 제안가는 주당 23.50달러로, 인수설 보도 전 주가 대비 약 90%의 프리미엄을 제시한 수준이다.

파라마운트는 인수 후에도 워너 브라더스 영화 스튜디오를 유지하며 연간 12편 이상의 극장 개봉 영화를 제작하고, 자사 스튜디오는 별도 창의조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양사 결합 시 매년 약 30편의 극장 개봉작을 내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컴캐스트와 넷플릭스는 워너 브라더스 영화·TV 스튜디오 및 HBO Max 스트리밍 사업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CNN, TNT, 디스커버리 채널 등 케이블 네트워크 사업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캐스트는 NBC유니버설의 모회사로, 최근 주가 부진과 대규모 자금 조달 부담이 변수로 꼽히지만, 지난해 특정 항목 제외 기준으로 380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재무적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 주가가 30% 상승해 시가총액이 약 4,900억 달러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워너의 방대한 영화·드라마 콘텐츠 확보가 넷플릭스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자사 구조상 규제 심사 통과가 경쟁사보다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컴캐스트는 정치적 변수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컴캐스트는 NBC뉴스와 진보 성향 케이블 채널 MSNBC를 보유하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분석가는 이러한 요인이 인수 심사 과정에서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컴캐스트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이스트윙 개보수 프로젝트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져,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워너 디스커버리 인수전은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의 재편을 예고한다. 파라마운트와 컴캐스트는 넷플릭스, 아마존 등 거대 기술 기업과 맞서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워너의 콘텐츠 자산은 스트리밍 시장의 '황금열쇠'로 불린다"며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미디어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