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조감도. [출처=HD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조감도. [출처=HD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사업의 사업자 선정이 또다시 멈춰 섰다. 방위사업청이 14일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분과위)에 안건을 상정했지만, 민간위원 동의를 끌어내지 못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이날 분과위에서 수의계약 방안은 내세웠지만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연내 사업자 선정이 어렵다는 전망이 한층 굳어졌다. 이미 방사청은 3월, 4월, 8월, 9월 열린 분과위에서 모두 수의계약 추진안이 부결됐고, 앞선 사전설명회에서도 같은 논리를 반복해 국회·언론·민간위원 전체의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었다.

KDDX는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으로 사업비만 총 7조8000억원에 달한다. 단순한 함정사업을 넘어 대한민국 해군의 중장기 전력 구성을 좌우하는 핵심 프로젝트지만, 방사청은 1년 넘게 동일한 수의계약안을 반복 제출하며 실질적인 대안 제시는 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수의계약을 접고 경쟁입찰 혹은 실질적 상생안을 기반으로 한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12월 방추위 상정은 불가피하지만, 지금 상태의 안건으로는 방추위에서도 결론을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방사청이 다음 분과위에서 어떤 수정안을 내놓느냐가 KDDX 사업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다음 달 예정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상정을 앞두고 기존 상생안을 손질해 다시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방추위 이전에 분과위를 한 차례 더 소집해 개선된 안건을 민간위원들에게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분과위 역시 사업 표류가 장기화하는 데 우려를 나타내며, 일단 방추위에서 사업추진안 자체는 논의에 부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이날 제시된 내용만으로는 판단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방사청이 수정안을 마련해 다시 보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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