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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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기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생태계 장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드웨어(칩)와 소프트웨어(AI 모델·시뮬레이션)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통해 로봇 산업의 거대한 플랫폼이 되겠다는 야심이다.

19일 로봇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필수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잇달아 고도화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 ‘젯슨 토르(Jetson Thor)’다.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인 ‘블랙웰’을 기반으로 설계된 젯슨 토르는 연구실뿐만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의 로봇 시스템에 최적화됐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On-device)에서 거대언어모델(LLM)과 시각 모델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이 특징이다.

한 국내 휴머노이드 개발사 관계자는 “최근 시연 행사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RTX3090 대신 ‘젯슨 토르’를 탑재해 로봇을 구동했다”며 “전력 효율과 처리 속도 면에서 이점이 커 향후 로봇에 젯슨 시리즈 도입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젯슨 AGX 토르 개발자 키트. [출처=엔비디아]
젯슨 AGX 토르 개발자 키트. [출처=엔비디아]

엔비디아는 하드웨어를 넘어 로봇을 똑똑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코스모스(Cosmos)’와 ‘아이작(Isaac)’이다.

지난 1월 CES에서 처음 공개된 코스모스는 로봇이 물리 법칙을 이해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11월 현재 업계 전반에서 이 모델을 사용해 낯선 환경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미래 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 로봇을 훈련시키고 있다.

여기에 합성 데이터 생성 도구인 아이작을 이용해 사용자는 방대한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다. 인간이 시연하면, 이를 모방학습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다량의 합성 데이터세트를 만들어 낸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작년 초 기준 120만명 이상의 개발자와 1만명 이상의 고객이 아이작과 젯슨 플랫폼을 사용해 로봇을 개발하고 배포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로봇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피규어AI, 유니트리 등 로봇 제조사는 물론 삼성전자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과도 협력하며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방대한 생태계를 완성해가는 중이다.

유비테크, 즈위안로봇 등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휴머노이드 공급 계약이 체결되면서 관련 시장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2023년 24억3000만달러에서 2032년 66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가 AI 데이터센터에서 산업에서 했던 것처럼 휴모노이드 시장에서도 발빠르게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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