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출처=현대자동차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651_705964_4158.jpg)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30여 년의 여정이 드디어 열매를 맺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한 데 이어, 세계 각지에서 수소연료전지버스 공급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영토를 확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시장 리더가 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간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를 2곳으로 확장해 수소차 보급 속도를 높인다. 또한,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까지 포괄하는 벨류체인을 구축해 향후 1000조원대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중국 상용차업체 카이워그룹과 공동 개발한 8.5m 수소연료전지버스(수소버스)가 현지 버스사업 국유기업인 광저우국영버스그룹이 발표한 ‘수소연료전지 도시버스 구매 프로젝트’ 입찰 결과 종합평가 1위로 최종 낙찰에 성공했다.
광저우국영버스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총 50대의 수소버스를 도입할 예정으로, 이중 절반인 25대를 현대차그룹과 카이워그룹이 공동 개발한 수소버스로 채운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 'HTWO'에서 생산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북미, 중동에 이어 중국까지 수소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대형급 수소전기버스와 수소전기트럭을 연이어 출시하고, 상용차 시장을 친환경차로 공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운송업체 등과 수소버스 및 수소트럭 공급 계약을 맺으며 판매 루트를 확대한 바 있다.
이같은 결실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서 현대차는 1998년 수소 관련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여정에 뛰어들었다. 이후 연료전지 핵심 부품인 스택의 독자 개발에 성공하는 등 꾸준한 투자로 성과를 차곡차곡 쌓았다.
2013년에는 투싼ix 수소전기차를 양산,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 기업이 됐다. 이후 현대차는 2018년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하며 수소 승용차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정의선 회장의 3세 경영이 본격 시작된 이후에도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업 투자는 지속됐다.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는 이어져야 한다는 정의선 회장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수소버스에 이어 수소트럭까지 출시하며 수소차 라인업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 수소 사업 [출처=현대자동차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651_705966_4217.jpg)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30여년의 수소 분야 투자 결정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수소 상용차 보급대수는 5000대에 불과하다. 승용차를 포함한 글로벌 수소차 연간 판매량은 1만5000여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천문학적 연구개발 비용이 투입되는 반면, 수요는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다만, 미래 전망은 밝다. 탄소중립 목표에 따른 오는 2050년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는 약 3조달러(4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고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수소 상용차 보급 대수가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고됨에 따라 수소차에 탑재되는 수소연료전지 시장은 7500억달러(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현대차는 1000조원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2023년 그룹 최초의 해외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 'HTWO 광저우'를 구축, 연간 6500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이어 올해는 울산에 연간 3만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두 공장이 준공되면 현대차그룹은 연간 3만6500기가량의 수소연료전지 생산 능력을 갖춘다. 이는 2023년 기준 글로벌 수소차 수요를 웃돈다.
현대차그룹은 두 공장이 준공되면 향후 승용과 상용을 어우를 수 있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소모빌리티 보급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해당 수소연료전지는 차량 특성에 맞춰 이원화될 뿐만 아니라, 트럭과 버스, 건설장비, 선박 농기계 등 분야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업 분야는 모빌리티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차는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그룹 수소 벨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다.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모든 단계에서 고객의 환경적 특성과 요구에 맞는 패키지를 제공하는 'HTWO Grid'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2029년까지 제주도에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5메가와트(MW)급 PEM(Polymer Electrolyte Membrane, 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양산 기술을 개발하고, 대규모 실증 사업을 통해 그린수소 초격차 생산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