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가 AI 업종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에 거품이 형성돼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성급한 매도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출처=로이터]](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706_706034_2021.jpg)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가 인공지능(AI) 업종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에 거품이 형성돼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이를 터뜨릴 만한 직접적 요인은 뚜렷하지 않다며 성급한 매도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달리오는 20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AI 관련 기업들이 미 증시 상승을 주도하면서 거품 논란이 커진 데 대해 "분명히 시장에 거품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추적하는 거품 지표 수준이 과거 1929년 대공황 직전이나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직전의 100%에 비해 현재는 약 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달리오는 거품 국면이 투자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거품이 존재하면 향후 기대수익률을 낮추지만, 그렇다고 자산을 팔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그는 "버블 영역에 들어간 시기 이후 10년간 수익률은 대체로 매우 낮았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14일 기준 22.4배였다.
JP모건체이스는 PER 22배에서 S&P 500을 매수했을 때 향후 10년 연평균 기대수익률은 -2∼2% 수준에 머물렀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달리오는 거품이 실제 붕괴되려면 촉발 요인이 필요하며, 현재로서는 그 요인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거품을 터트리는 것은 긴축적 통화정책이지만 지금은 해당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대신 현금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부유세 도입 같은 정책 변화가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치를 대폭 웃도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한 직후 진행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5% 이상 급등했으며,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버블 우려를 부정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달리오는 변동성이 커지는 시장에서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금과 같은 자산 비중 확대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시했다. 금은 올해 사상 최고가를 여러 차례 경신하며 안전자산 선호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1975년 브리지워터를 설립한 달리오는 2007년 금융위기 직전 과도한 부채 문제를 경고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펀드 자산을 방어하며 명성을 얻었다. 현재 그는 브리지워터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