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설계사, 60대가 '공격수'…MZ는 초반에 '포기'

베테랑은 장기전-MZ는 단기전…보험영업판 ‘세대전쟁’ 본격화

보험영업 현장에서 ‘세대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50~60대 베테랑 설계사들이 숙련된 영업력로 시장을 장악하는 반면, MZ세대는 초반 숙련기를 견디지 못하고 탈락하고 있는 양상이다.

23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 전속설계사>의 평균 연령은 2000년 남자 36.0세·여자 40.6세에서 2024년 남자 48.7세·여자 51.8세로 급등하며 고령화 속도가 유례없이 빨라졌다. 연령 구조는 이미 ‘정삼각형’에서 ‘역삼각형’으로 뒤집혔다.

60대가 주력 영업 공격수…전속설계사 핵심라인 '6070'

2024년 생보 전속설계사의 연령 분포를 보면 남녀 모두 60세 이상이 각각 19.9%, 21.2%,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조직의 주력 라인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만 해도 주력층은 남성 3034세, 여성 3540세였으나 20여 년 만에 선수 구성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반면 MZ세대 설계사들의 비중은 급격히 줄었다. 20~30대 신규 설계사 시험 응시자는 2010년 59% → 2024년 32%로 반토막이 났고, 60대 응시자는 0.48% → 10%로 폭증했다.

MZ세대는 초반 1년을 못 버티는 ‘단기 생존전’

보험설계사 경기의 ‘전반전’이라 할 수 있는 첫 1년은 가장 혹독한 구간이다. 수입 불안정, 부족한 고객 기반, 정보 격차가 신규설계사에게 치명타로 작용한다.

신규 설계사의 13회차 정착률은 생보 36.9%, 손보 53%에 달했다. 시기를 막론하고 신규 설계사들은 여전히 절반 이상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퇴장했다. 

이는 가족·지인 중심의 영업 자원이 빠르게 고갈된 결과라고 보험업계 관계자는 풀이했다. 

다른 측면에서는 보험업계에서는 베이비부머·중장년층(60대 이상)이 설계사 직업에 대거 진입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MZ세대는 '진입은 하지만 오래 버티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게 보험연구원 조사 결과다.

베테랑은 장기전에서 강했다…평균연령 끌어올린 ‘장기근속자’

보험설계사의 고령화의 핵심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장기 근속자 증가다. 경력 5년 이상 설계사 비중은 남성 9.9% → 35.7%, 여성 25.2% → 36.1%로 껑충 뛰었다. 장기 근속을 할수록 영업 기반·네트워크·신뢰도·노하우가 모두 쌓이기 때문에 ‘경기력’은 더 안정되는 것으로 판단됐다. 

둘째, 신규 고령 설계사 대량 유입됐다. 50~60대 응시자는 매년 급증하며 기존 베테랑과 함께 시장의 중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의 강점은 고객 공감력·관계 중심 영업·충성도 높은 근무 패턴이다.

고령화 리스크도 커진다…불완전판매 우려 '동반 확대'

다만 고령 신규 설계사 급증은 위험 요소도 내포한다. △복잡해진 보장성보험 구조

△까다로운 보험금 지급 요건 △새로 등장하는 치료기술·보험 담보 때문이다. 

이런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상품 설명 오류 →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AI 전술’이 고령 설계사의 생존 전략 된다

전문성 유지가 쉽지 않은 고령 설계사를 위해 보험사들은 AI(인공지능) 보조설명 체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고객 공감·관계 형성: 설계사 역할 △복잡한 상품 설명: AI가 지원 △불완전판매 예방 효과 △고령 설계사의 정착률 향상을 기대해서다. 

AI를 활용해 초보·고령 설계사의 약점을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영업 체계’가 새로운 전술로 떠오르고 있다.

보험 영업판 ‘핵심 포인트’는 세대교체 아닌 세대공존

보험업계는 향후 10년 동안 60대 인구 증가로 신규 고령 설계사 공급은 계속 풍부한 반면 20대 인구는 20% 감소해 MZ 진입은 더 위축될 전망이다.

경력이 쌓인 고령 설계사는 여전히 영업판에서 강력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MZ세대는 속도전·가벼운 이직 패턴·낮은 정착률 등으로 영업판에서 자리 잡기 쉽지 않다.

보험 영업 현장은 결국 ‘베테랑의 장기전’ vs ‘MZ의 단기전’ 이라는 독특한 세대 구성 속에서 새로운 게임플랜을 요구받고 있다. <하단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