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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추진 중인 '뉴 삼성'의 밑그림이 조직 개편과 사장단 인사를 거치며 구체화하고 있다.
삼성은 박학규 사장을 초대 수장으로 하는 사업지원TF를 실(室)로 격상한 데 이어, 2026년 사장단 인사에선 기술 인재 중심의 인사로 반도체(DS)와 모바일·가전(DX) 양대 사업부의 핵심 사업부장을 모두 유임하며 조직 안정을 도모했다.
재계 일각에선 이를 △책임경영 강화 △조직 안정성 확보 △미래 성장축 강화 등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업지원TF를 정식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상설화하고, DS부문 전영현 부회장과 DX부문 노태문 사장을 중심으로 한 투톱 체제를 확립했다.
이번 인사 규모는 사장 승진 1명, 위촉업무 변경 3명 총 4명으로 예년 대비 최소화됐다. △2023년 7명 △2024년 2명 △2025년 2명과 비교하면 신중한 인사 운용으로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셈이다. DX부문과 SAIT(삼성 AI·신기술 연구소) 중심으로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대내외 불확실성 속 조직 안정에 무게를 뒀다.
노 사장은 지난 3월부터 8개월간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나, 이번 인사를 통해 정식 부문장으로 선임됐다. 대표이사로 올라서면서 DX부문장과 MX사업부장을 그대로 겸직, 모바일·가전 사업의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한다.
전 부회장은 DS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유지, 주력 사업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지속 추진한다. DS부문을 본궤도에 올려 놓은 전 부회장에 대한 신뢰가 이번 인사에서 재차 확인된 만큼, 당분간 전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미래 기술 확보에도 속도가 붙는다. 전 부회장이 맡던 SAIT 원장 사장에는 박홍근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를 신규 위촉했다. 그는 1999년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돼 25년 이상 화학, 물리, 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연구를 이끌어온 글로벌 석학으로 양자컴퓨팅·뉴로모픽반도체 등 미래 디바이스 연구를 주도할 예정이다.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인 윤장현 부사장은 DX부문 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장으로 승진했다. 윤 사장은 모바일·TV·가전 등 기존 사업과 인공지능(AI)·로봇 등 미래 기술 간 시너지 창출을 담당하며, 삼성의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MX·메모리 양대 부문장 겸직 체제를 유지하며 주력사업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AI·신기술 연구의 최고 전문가를 핵심 조직에 배치함으로써 미래 기술 선점 기반을 마련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수시인사를 통해 2명(최원준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 사장, 마우로 포르치니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 사장)을 선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 앞서 '삼성 2인자'로 불리던 정현호 사업지원TF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박 사장을 초대 수장으로 하는 사업지원실을 출범시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사업지원실은 삼성전자의 정식 조직으로 격상돼 △전략팀 △피플(인사)팀 △경영진단팀 등 3개 핵심 팀으로 구성됐다.
업계는 이번 개편을 '뉴 삼성'의 구조적 출발 신호로 해석한다. 그룹 차원의 전략·조정 기능이 강화되고 전사적 협력 체계가 더해지며, 경영 전반의 장악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리더십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업지원실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 회복은 물론, AI·로봇 등 미래 성장축 육성에도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주 임원인사 등 후속 인사를 앞두고 있다. 부사장급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이번 인사에서도 미래 기술 인재 등용 원칙은 이어질 전망이다. AI, 6G, 차세대 반도체, 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을 이끌 핵심 인물을 발탁하는 '인재 경영' 철학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인사 규모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정기 임원 인사 규모는 △2021년 214명 △2022년 198명 △2023년 187명 △2024년 143명 △2025년 137명으로 지속 줄어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과 사장단 인사는 이재용 회장이 '뉴 삼성'을 현실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움직임"라며 "3~5년 내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과 신사업 성과가 지금의 조직·사장단 배치로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삼성전자는 전략적 조정 기능 강화와 기술 중심의 미래 성장축 육성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며, 뉴 삼성 구상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