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회장. [출처=각 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8015_706434_1244.png)
네이버와 두나무가 합병 절차에 속도를 낸다.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상정하고 이사회 의결이 확정되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합병 비전을 밝힐 방침이다. 양 사의 합병 비율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합병을 위한 당국의 심사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를 담은 정부의 디지털자산 기본법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2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핀테크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오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이다.
양 사 모두 비상장사로 합병 비율이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약 15조원,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를 5조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합병 비율은 1:3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라면 기존 두나무의 주주들은 두나무 주식 1주당 합병 법인의 주식 3주를 받게 된다.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는 기존 두나무의 최대주주인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된다. 송 회장은 두나무 지분 25.5%를 보유하고 있어 합병 법인의 지분 19.1%를 갖게 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는 네이버로 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비율 대로 합병이 이뤄지면 네이버의 합병 법인 지분율은 17.3%에 그치게 된다. 이 지분으로는 네이버가 합병 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다.
이에 네이버가 합병 법인의 지분을 확보,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우선 네이버가 두나무의 최대주주인 송 회장과 3대주주인 김형년 부회장 지분 중 상당 부분을 매수할 것이란 관측이다. 네이버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5조252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합병 법인의 지분을 25% 가량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다.
네이버가 합병 법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주주 간 특별 계약을 진행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이사회에서 합병 안건이 의결되면 양 사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병 비전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이사회가 마무리되면 기자회견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다음날인 27일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양 사는 기자회견에서 합병 시너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은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국내 1위 간편결제 업체 네이버파이낸셜의 결합이다. 업계에서는 양 사의 합병으로 거대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스테이블 코인 사업에 진출해 네이버파이낸셜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업비트에 코인을 상장해 거래·송금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한 스테이블 코인과 쇼핑 플랫폼, 네이버페이 결제처를 갖춘 네이버 생태계를 스테이블 코인의 실물경제 활용처로 삼을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사용처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이다.
스테이블 코인 예치금을 기반으로 대출을 해주거나 운용수익을 올리는 등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플랫폼 기업 중 가상자산 사업을 병행하는 곳은 없는 상황이다. 양 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품은 거대 포털이 탄생하게 된다.
다만, 당국의 심사 및 정부의 스테이블 코인 입법화에 따라 사업의 내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합병의 기존 주주 권리 침해 여부, 간편결제와 가상자산의 결합에 따른 금융 리스크 통제 여부를 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 요소가 없는지 등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제도화를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이 어떤 내용을 담을지도 관건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주체를 두고 한국은행과 여당 간 의견 차이로 정부안 발의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발행돼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에 여당은 스테이블 코인의 혁신성을 반영해 은행뿐만 아니라 빅 테크·핀테크 등 비은행도 발행할 수 있도록 '개방형 발행구조'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앞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지난 6월 출범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페이는 새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 코인 정책 도입에 발 빠르게 대응해 업계 컨소시엄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네이버페이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