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네이버 벤처스 네트워킹 행사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네이버]](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597_705905_1015.jpg)
네이버가 두나무 합병 절차의 닻을 올린다. 이사회와 주주총회 가결을 거쳐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밟아야 할 절차가 많이 남아있지만 합병은 무난히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합병이 완료되면 네이버는 두나무를 손자회사로 품고 국내 1위 플랫폼 회사에서 나아가 차세대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두나무는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이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가 되고 네이버 기준으로는 손자회사가 된다.
네이버+두나무, 스테이블코인에 대출 등 금융 신사업 기대
이번 합병은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국내 1위 핀테크 기업인 네이버파이낸셜의 결합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금융투자·가상자산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충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테이블 코인 사업 확대를 넘어 디지털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업비트에 코인을 상장해 거래·송금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를 네이버페이 결제망뿐 아니라 두나무 블록체인 인프라 '기와체인'과 연계하는 방식도 전망된다.
나아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과 쇼핑 플랫폼을 갖춘 네이버 생태계를 스테이블 코인의 실물경제 활용처로 삼을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사용처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실제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하는데 발행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네이버페이의 결제처에서 사용하는 게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스테이블 코인을 담보로 예치금 운용수익을 올리거나 대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금융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 시 발행량에 상응하는 준비자산을 1:1로 보관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예치금이 있어야 한다. 이에 이를 활용한 여신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 출시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두나무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면 네이버의 연결 실적도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나무 인수가 오는 2026년 안에 무사히 마무리되면 네이버에 두나무의 실적이 더해지며 기업가치 매력이 더욱 돋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든 만큼 오는 2026년 국내 암호화폐 거래액은 올해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두나무의 매출액도 전년 대비 22.1% 증가한 1조9500억원, 영업이익은 24.7% 성장한 1조3100억원으로 예상되며, 네이버의 영업이익이 2조5600억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영업이익이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합병 비율 관건…합병 후 최대주주, 네이버? 송치형 회장?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모두 비상장회사로 합병 비율이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를 4조~5조원,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15조~16조원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합병비율은 1:3 내지 1:4가 된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 [출처=두나무]](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597_705906_113.jpeg)
구체적인 합병 비율은 이사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합병을 위해선 이사회 결의 후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이뤄져야 한다.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는 네이버로 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봤을 때 네이버의 지분만으로도 주총 통과가 가능하다. 두나무는 최대주주인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25.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돌고 돌겠지만 합병은 될 것"이라며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이미 포괄적 주식 교환 주총 승인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했다. 두나무 투자자들도 현재 두나무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번 합병 과정에서 수익실현을 하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합병 완료 이후 합병법인의 최대주주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합병 비율이 큰 두나무의 송 회장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에 네이버가 합병법인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놓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정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네이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네이버 입장에서 합병법인의 연결 자회사편입이 아니라면 합병 이후 네이버와 합병법인 간 사업 추진에 있어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연결 자회사 편입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네이버는 합병법인의 연결 편입을 위한 유의미한 지분율(약 30%로 추정) 확보를 위해 두나무 최대주주인 송 회장과 3대주주인 김형년 부회장 지분 중 상당 부분을 매입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