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 [출처=각 사]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 [출처=각 사]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상정한다. 양 사의 이사회 멤버가 모두 회사의 임원으로 구성돼 있어서 합병안 통과가 확실시된다. 이번 합병은 국내 1위 간편결제 업체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결합이다. 양 사는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 20조원 규모의 '디지털 금융 슈퍼 앱'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2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상정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합병하기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이다.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합병 비율은 1:3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를 약 5조원, 두나무를 약 1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합병안이 의결되면 기존 두나무의 주주들은 두나무 주식 1주당 합병 법인의 주식 3주를 받게 된다.

이사회 구성원을 보면 합병안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기준 네이버파이낸셜의 이사회는 박상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이끌고 있다. 이승배 부사장(CTO)·조재박 부사장(Inno.Biz 총괄)이 사내이사로 있고,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모두 네이버파이낸셜과 모회사 네이버의 임원으로 합병안을 반대할 확률은 낮다. 

두나무도 마찬가지다. 상반기 말 기준 두나무의 이사회는 최대주주인 송치형 회장이 의장으로 있다. 이석우 대표와 임원인 정민석·임지훈·오경석이 사내이사다.

네이버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영상 주요 사항인 합병안을 의결하기 위한 이사회를 열 것으로 관측된다.네이버의 이사회는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이 이끈다. 이 의장과 최수연 대표가 사내이사다. 여기에 사외이사 4명(김이배·노혁준 ·변재상·이사무엘)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변대규)을 포함해 총 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두나무 합병안 통과를 위해 이 의장이 이사회에서 합병 배경과 비전을 직접 설명하고 의결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합병안이 통과되면 국내 1위 간편결제 앱인 네이버페이와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결합한 '슈퍼 앱'이 탄생할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운영하는 네이버페이는 온오프라인 결제뿐만 아니라 자산관리·대출 및 보험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자회사로 품게 되면서 가상자산의 상장·거래 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스테이블 코인 사업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두나무가 상장·유통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를 네이버페이 결제망뿐 아니라 두나무 블록체인 인프라 '기와체인'과 연계하는 방식도 전망된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과 쇼핑 플랫폼을 갖춘 네이버 생태계를 스테이블 코인의 실물경제 활용처로 삼을 수 있다.

나아가 스테이블 코인을 담보로 예치금 운용수익을 올리거나 대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금융 사업을 전개할 수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진출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은 지난 18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시티스케이프 글로벌 2025' 전시회에서 마지드 알호가일 사우디 지방자치주택부 장관과 만나 부동산 투자 관련 스테이블 코인과 데이터센터 개발 계획에 관해 논의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지난달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블록체인 혁명에서 한국과 두나무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금융 질서를 구축할 기회를 맞고 있다"며 "두나무는 한국에서 시작해 아시아로 확장하고 나아가 글로벌 무대로 진출해 통화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미래를 위한 새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