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30일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김해국제공항에서 양자회담을 마치고 떠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30일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김해국제공항에서 양자회담을 마치고 떠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간 소통·협력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내년 각각 상대국을 방문하는 일정에도 원칙적으로 합의하며 미중 관계의 재가동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 주석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며 "우크라이나·러시아, 펜타닐, 대두를 포함한 농산물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농가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합의를 성사시켰고 앞으로 더 진전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으로부터 내년 4월 베이징 방문 초청을 받았으며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후 시 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도록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미 현직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2017년 이후 8년여 만이 될 전망이다.

이번 통화는 지난달 30일 한국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양자 회담의 후속 점검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산 회담 이후 양측이 합의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거뒀다"며 "이제 큰 그림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통화 사실을 전하며 시 주석의 발언을 소개했다. 시 주석은 "협력 분야를 확대하고 쟁점은 줄여 중미 관계의 새로운 공간을 넓혀야 한다"며 "양국 국민과 세계에 더 큰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회담 이후 중미 관계가 안정·호전됐고 국제 사회의 환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미국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고, 미국은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에서는 대만 관련 언급이 포함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해 시 주석은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며 "각 당사국이 이견을 줄이고 공평하고 구속력 있는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전날 제네바에서 '평화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발표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 내용을 시 주석에게 설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간 농산물·펜타닐 관련 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부산 회담에서는 중국이 펜타닐 전구체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관련 관세 일부를 인하하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수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정상은 향후 빈번한 소통의 필요성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자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 또한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롭고, 갈등하면 모두가 다친다는 사실은 이미 반복해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내년 미중 정상이 상호 방문을 추진할 경우 미중 관계의 방향성을 가늠할 주요 외교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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