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 제이미슨 그리어(왼쪽), 미국 상무부 장관 하워드 루트닉(가운데), 덴마크 외무장관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이 2025년 11월 24일 월요일 브뤼셀의 유럽 이사회 건물에서 열린 EU 무역장관 회의 중 공동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8117_706561_5135.jpg)
미국이 유럽연합(EU)에 대해 철강·알루미늄 관세 문제 해결의 전제 조건으로 빅테크 기업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7월 합의한 무역 프레임워크 이행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브뤼셀에서 회담을 진행 중이지만, 핵심 쟁점을 놓고 여전히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미국산 금속류 관세 인하를 원한다면 "디지털 규제를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규제가 미국 대형 기술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유럽이 우리의 디지털 기업을 어떻게 다루는지 이해해야 하며, 더 개방적인 방향으로 규제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은 지난 7월 미국의 유럽산 제품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대신, EU의 투자 확대와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를 주요 조건으로 한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그러나 일부 세부 조항에서는 합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유럽 측은 합의에 따라 철강·알루미늄 관세 완화를 기대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50% 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적용 품목도 확대했다. EU는 와인·치즈·파스타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최근 열대과일과 커피에 대한 관세를 철회한 사례와 동일한 형태의 예외 적용을 기대하는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회담 상황을 설명하며 EU가 미국산 제품 관세 인하 약속을 이행하기 전에는 금속 관세 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빅테크 규제와 관련해 "유럽 측의 추가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디지털 서비스세가 특정 규모 이상 스트리밍 및 디지털 광고 기업의 매출에 부과되는 구조상 미국 기업에 불리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지난해 발효된 EU 디지털시장법(DMA)이 애플 등 미국 IT기업의 경쟁 정책과 제품 운영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우려를 제기해왔다.
반면 EU는 디지털 규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마로슈 셰프초비치 EU 무역 담당 부위원장은 “해당 규제는 특정 국가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차별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관세와 디지털 규제 문제를 포함한 무역 이슈 전반을 조율하고 있지만, 핵심 분야에서의 입장차가 뚜렷해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