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8119_706563_122.jpg)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미국 연방정부 전용 인공지능(AI)·슈퍼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위해 최대 500억 달러(한화 약 74조원)를 투자한다.
국방·정보·과학 연구 등 핵심 분야의 고성능 연산 능력을 강화하고, 정부 기관의 AI 활용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은 24일(현지시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미국 정부 고객을 위한 1.3GW 규모의 추가 컴퓨팅 용량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1GW는 원전 1기 발전량으로, 최대 10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에 해당한다.
새로운 인프라는 내년부터 구축을 시작하며 AWS의 '톱시크릿(Top Secret)' '시크릿(Secret)' '거브클라우드(US GovCloud)' 리전에 할당된다. 이에 따라 각종 기밀 등급 자료를 정부 기관이 AWS 환경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연방 기관들은 엔비디아 칩과 아마존 자체 개발 칩인 '트레이니엄(Trainium)'을 탑재한 AI 인프라를 통해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와 아마존의 '노바(Nova)' 등 다양한 모델을 활용하게 된다.
또한 모델 훈련과 튜닝을 위한 '아마존 세이지메이커(Amazon SageMaker)' 모델·에이전트 배포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도 함께 제공된다. AWS는 현재 1만1천여 곳의 연방 고객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번 투자로 정부 기관의 AI 활용 역량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데이터 모델링·안보 관련 분석 작업이 기존 수주에서 수개월 걸리던 방식에서 수시간 단위로 단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방·정보 분야에서는 위성 영상, 센서 데이터, 패턴 정보를 대규모로 분석해 위협을 자동 탐지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망 분석, 글로벌 안보 데이터 처리 등 정밀한 분석 작업에서도 성능 향상이 예상된다.
맷 가먼 AWS 최고경영자(CEO)는 "정부 전용 AI·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는 연방 기관의 슈퍼컴퓨팅 활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 부문의 기술적 장벽을 제거하고 AI 시대 선도를 위한 기반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사이버보안에서 신약 개발까지 핵심 임무 전반에서 고급 AI 역량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정부와 민간 간 디지털 격차가 축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기업의 AI 수요 폭증에 따라 아마존은 데이터센터 투자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영리 조사기관 '소스머티리얼' 문건을 인용해 아마존의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924곳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존 알려진 100~400곳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이 가운데 약 5분의 1은 '콜로케이션(colocation)' 형태의 임대 데이터센터이며, AWS는 보안 이유로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개별 위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전력 수요와 물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지역 에너지 시스템과 기후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마존은 최근 수년간 생성형 AI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오픈AI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7년간 380억달러 규모의 연산 자원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인프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만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최대 1,25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며, 2026년에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지난 10월에는 앤트로픽의 AI 서비스 운영을 위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레이니어(Project Rainier)'가 전면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500억달러 투자는 미국 정부의 AI 전환을 뒷받침함과 동시에, AWS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초거대 모델 시대를 맞아 국방·정보·공공 서비스 전반에서 고성능 연산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정부 전용 인프라 확보는 아마존의 차세대 성장 기반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