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알파벳의 CEO인 순다르 피차이가 2024년 2월 15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구글 프랑스 본사에서 인공지능(AI) 분야를 전담하는 프랑스의 새로운 허브 개소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구글과 알파벳의 CEO인 순다르 피차이가 2024년 2월 15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구글 프랑스 본사에서 인공지능(AI) 분야를 전담하는 프랑스의 새로운 허브 개소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구글이 'AI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독주 흐름을 이어가며 시가총액 4조 달러 돌파를 향해 가고 있다. 최근 기술주 전반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오히려 상승세를 나타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 나스닥 지수가 고점을 기록한 이후 알파벳 주가는 약 16% 상승했다. 이는 9월 초 기업 분할 우려를 해소한 법원 판결 이후 이어진 상승세에 힘입은 것이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엔비디아, 메타 플랫폼스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같은 기간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MS는 13% 하락하며 2018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알파벳보다 낮은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이로써 알파벳은 시가총액 3조8000억 달러로 세계 3위 기업에 올랐으며, 엔비디아·애플과의 격차도 빠르게 좁히는 모습이다. 최근 구글이 메타 등 대형 클라우드 고객사에 자체 개발 칩인 TPU 사용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 상승세는 더욱 힘을 얻었다.

이 소식은 엔비디아 주가에 5% 이상 하락 압력을 주며 시총을 4조2000억 달러 아래로 끌어내렸다.

구글이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는 이유는 AI 경쟁력 강화와 본업의 안정성이다. 알파벳 매출 3850억 달러 중 대부분은 여전히 광고 부문에서 발생한다.

동시에 구글은 AI 칩(TPU) 개발, 자체 네트워크, 대규모 모델 학습 역량을 모두 갖춘 ‘AI 수직통합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Gemini 3’ 모델은 자체 칩과 자체 인프라에서 학습된 구글의 독자적 AI 전략을 상징한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AI 확장이 엔비디아·MS·오라클 등 경쟁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픈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일수록 구글의 기술 진전에 민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글이 가진 가장 큰 우위는 검색 시장 점유율이다. 전 세계 인터넷 검색의 90%를 구글이 차지하고 있어 AI 모델을 대규모로 배포할 수 있는 강력한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챗GPT가 가진 초기 선점 효과를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있다. TD 코웬 조사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구글 Gemini 이용률은 26%로 7월 대비 2%포인트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챗GPT 이용률은 1%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빅테크 전반의 AI 투자 경쟁은 여전히 거세다. 올해 처음 9개월 동안 알파벳·MS·아마존·메타·오라클이 투입한 자본 지출은 총 3210억 달러로 2년 전의 거의 세 배에 달한다. 구글 역시 올해 자본 지출을 910억~930억 달러로 제시하며 전년 대비 75% 확대했다. 그럼에도 알파벳의 부채비율은 타사 대비 낮아 재무적 여력은 여전히 안정적이다.

다만 알파벳의 주가 수준은 과거 대비 높아져 '저평가 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현재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9배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구글이 정부의 기업 분할 위험을 해소하고, AI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