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한국조선해양 조선 계열사들이 건조한 선박들 모습.ⓒ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 한지붕에서 '현대삼호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이 수주 경쟁을 펼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4개월 간 연간 수주목표의 60% 이상을 채웠지만 다양한 수주전략을 통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빠른 납기 일부를 확보해 전략적으로 수주에 나서며 현대삼호 일감을 채운 HD한국조선해양은 앞으로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수주영업에 나섬으로써 선별수주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말 총 2조790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선박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달 28일 오세아니아 선사와 20만㎥급 LNG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으며 유럽 선사로부터는 17만4000㎥급 LNG선 4척을 수주했다. 또 8만8000㎥급 초대형가스선(VLGC)2척에 대한 건조계약도 체결했다.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20만㎥급 LNG선은 그리스 선사인 다이나가스(Dynagas)가, 17만4000㎥급 LNG선은 일본 선사인 NYK가 발주했으며 이들 선박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된다. 척당 선박가격은 20만㎥급 LNG선이 약 2억7700만달러이며 17만4000㎥급 LNG선도 2억6274만달러로 사상 처음 2억6000만달러를 넘어섰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하는 8만8000㎥ VLGC도 척당 약 1억200만달러에 계약이 이뤄지며 1억달러를 웃돌았다. 지난달 26일 수주한 4만5000㎥급 LPG선 4척은 영국 선사인 푸루스(Purus Marine)이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계약금액은 약 2억7556만달러로 척당 선가는 6889만달러 수준이다. LPG보다 암모니아 운송을 주목적으로 체결된 이번 계약은 동형선 2척에 대한 옵션계약이 포함돼 향후 추가수주도 기대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총 97억9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76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올해 수주목표(157억4000만달러)의 약 62.2%로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도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조선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삼호는 52억9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26억달러)의 203.5%를 달성했다.

지난 2월 14일 HMM과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수주목표를 조기달성한 현대삼호는 다시 한 달 보름만에 누적 수주금액을 두 배 늘리며 수주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누적 수주 30억달러를 넘어선 HD현대중공업은 수주목표(95억4000만달러)의 32.2%를, 현대미포조선도 14억3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수주목표(37억달러)의 38.6%를 채웠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삼호 일감을 상당히 채운 만큼 향후 이어지는 수주건들에 대해서는 HD현대중공업 위주로 물량을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삼호의 경우 지난해 전략적으로 남겨둔 2025년 납기 일부를 활용해 시장가격 대비 높은 금액으로 선박을 수주하는 것이 가능했다.

올해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19척의 컨테이너선 모두 현대삼호에 배정됐으며 이는 현대삼호가 조기에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하지만 2025년 납기 뿐만 아니라 2026년 납기도 상당수 채운 상황인 만큼 이제는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선별수주 전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다이나가스·NYK로부터 수주한 LNG선 6척은 오는 2027년 인도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향후 HD현대중공업에 포커스를 맞춰 수주를 이어갈 생각"이라며 "선별수주 전략은 앞으로도 지속할 예정이고 낮은 가격으로 수주에 나서는 중국 조선업계가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