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빌라스 수원의 그랜드 오픈은 롯데백화점이 쇼핑몰 사업을 차별화해 유통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미다. 2030년까지 약 7조원을 투자해 총 13개의 타임빌라스 점포를 오픈하겠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타임빌라스 그랜드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롯데백화점은 쇼핑몰이 향후 국내 리테일 산업의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사한 리테일 성장 추이를 보이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동향을 분석했을 때, 국내 백화점 시장은 2030년까지 매년 2% 성장에 그치는 반면 쇼핑몰은 17% 성장할 것이라는 게 근거였다.
또 쇼핑몰이 미래 소비 주체인 ‘2535’ 젊은 세대의 수요와 선호가 높은 체험형 매장이나 대형 이벤트 등에 최적화돼 있고, 유연한 변화와 시도가 가능한 ‘플렉서블’ 리테일 플랫폼이라고도 분석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쇼핑몰에 대한 가능성을 기회로 삼아 사업 전략을 재수립했다. 약 10년 전부터 백화점, 아울렛 사업을 위해 확보해온 송도, 대구 수성 등 9개의 대규모 부지를 쇼핑몰 사업 부지로 전환하고, 롯데그룹이 보유한 계열사 콘텐츠(호텔·건설·물산·월드·유니클로 등)와 연계도 면밀히 검토하며 쇼핑몰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기자 간담회에서 롯데백화점 쇼핑몰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제공=롯데백화점]](https://cdn.ebn.co.kr/news/photo/202410/1641072_651966_1453.jpg)
중장기적인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외 쇼핑몰 사업에 약 7조원을 투자해 국내 쇼핑몰 수를 13개로 늘리고 매출 6.6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해외서는 2개점 운영을 목표로 한다.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 사업 포트폴리오상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백화점 75%, 아울렛 24%, 쇼핑몰 1% 수준이다. 향후 쇼핑몰의 구성비를 끌어올려 백화점 60%, 아울렛 10%, 쇼핑몰 30% 형태로 바꿔나가고 국내 쇼핑몰 시장 점유율 과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자회사가 적자를 내고 있지만 롯데백화점의 자금 운용력은 문제가 없다”며 “현재 보유 자금과 매년 에비타(EBITDA·상각전영업이익)를 계산해 적절한 선에서 외부 차입을 방식으로 총 투입 자금을 잘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는 이러한 미래형 쇼핑몰 사업의 첫 결과물로 ‘타임빌라스(TIMEVILLAS) 수원’을 내놨다. ‘시간(Time)’과 ‘별장(Villas)’의 합성어인 타임빌라스에는 ‘새로운 시간이 열리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시계 바늘 모티프의 라인과 여백을 강조한 로고가 특징이다.
이날 새롭게 그랜드 오픈하는 타임빌라스 수원은 기존 면적의 약 70%를 바꾸는 롯데백화점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뉴얼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지난해 11월 영 테넌트 새단장을 시작으로 12월에는 캠핑 및 직수입 아웃도어 확대했다. 올해 2월과 4월에는 각각 지역 최대 프리미엄 키즈, 스포츠관과 프리미엄 미식 공간인 다이닝 에비뉴를 조성했다.
지난 5월에는 타임빌라스 수원으로의 전환과 함께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보강하고 6~8월 프리미엄 뷰티, 명품 등 럭셔리 콘텐츠를 차례로 선보였다.
실제로 리뉴얼 효과는 확실히 나타났다. 지난 5월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전환 후 신규 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고, 수원 외 지역인 광역형 고객의 매출도 20% 이상 확대됐다. 우수 고객인 에비뉴엘 고객 1인당 매출도 최대 90% 가까이 늘었다.
![쇼핑몰 사업 9개 부지 현황. [제공=롯데백화점]](https://cdn.ebn.co.kr/news/photo/202410/1641072_651968_1644.png)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1호점의 성공을 발판으로 타임빌라스를 전역으로 확대한다. 2030년까지 송도, 수성, 상암, 전주에 4개의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군산, 수완, 동부산, 김해 등 기존 7개점은 증축 및 리뉴얼해 쇼핑몰로 전환한다.
정 대표는 “패션, F&B, 엔터테인먼트, 컬처, 트래블&비즈니스 등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경험이 연결된 쇼핑몰의 미래가 바로 타임빌라스”라며 “타임빌라스가 모든 유통업체가 동경할 미래형 리테일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롯데가 유통 맞수인 신세계와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여부다. 수원은 복합쇼핑몰 강자인 신세계가 스타필드로 먼저 둥지를 튼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주변 상권에는 AK플라자 수원점과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도 존재한다.
정 대표는 “신세계 스타필드, AK몰 등 주변 경쟁사와 ‘타임빌라스 수원’의 차이는 고급화 전략에 있다. 백화점을 경험한 인력이 투입되므로 엠디(MD) 및 서비스 역량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모객 수는 스타필드가 더 많지만, 객단가 등 쇼핑 밸류는 저희 쇼핑몰이 더 높다”고 밝혔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내부 모습. [제공=롯데백화점]](https://cdn.ebn.co.kr/news/photo/202410/1641072_651969_178.jpg)
한편 이처럼 롯데백화점이 공격적으로 쇼핑몰 사업을 추진하고자 결정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국내 ‘롯데월드몰’과 해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014년 오픈한 롯데월드몰은 롯데백화점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이후 K패션, 글로벌 F&B, 팝업 등을 유치해 인기를 끌었다. 매년 25%씩 고성장을 거듭한 결과 현재 연간 5500만명이 방문하는 MZ 세대의 쇼핑 성지가 됐다.
또 지난 달 1000만 누적 방문객을 동원한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개점 약 4개월 만에 초단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에서도 베트남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올 연말 기준 매출 300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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