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국내 명품 플랫폼 3사에 대한 투자길도 막힌 모습이다. [제공=픽사베이]](https://cdn.ebn.co.kr/news/photo/202410/1641604_652628_5619.jpg)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국내 명품 플랫폼 3사의 투자길도 막힌 모습이다. 통상 플랫폼 기업은 막대한 자금을 활용해 외형을 키우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지만, 자금줄이 마르면서 사업 확장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2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등 국내 3대 명품 플랫폼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외부 투자를 받기 위한 기업설명회(IR)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들 플랫폼들이 먼저 기업 가치를 대폭 깎고 나섰음에도 협상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명품 플랫폼 3사 중 트렌비가 지난 6월 ‘시리즈E’ 투자에 성공한 유치한 것이 가장 최근의 성과다. 이마저도 과거 유치했던 투자금인 시리즈D(350억원), 시리즈C(220억원), 시리즈B(110억원) 등에 한참 못 미치는 60억원대로 알려졌다.
시리즈E 투자 라운드는 ‘자체 수익으로도 큰 무리 없이 국내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라는 것을 투자회사가 인정했다는 단계다. 이 때문에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크며 대형 투자자들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하는 경우가 잦다.
반면 이 라운드에는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뮤렉스파트너스, SL인베스트먼트 등 모두 기존 투자자들이 참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트렌비도 기업가치 하락을 의식하고 앞서 발행한 전환사채(CB)보다 전환가액을 3분의 1가량 낮춰 받았다.
머스트잇의 경우 지난 2022년 CJ ENM으로부터 받은 200억원을 끝으로 추가 투자를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CJ ENM은 재무적 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SI)로서 머스트잇에 투자했고, 커머스 사업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이나 상품 기획 등 다양한 사업에서 협업을 모색하기로 했다.
발란도 앞서 복수의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가 임박했다고 전한 뒤로 실질적인 성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발란 역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투자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만 떠돌고 있다.
이처럼 명품 플랫폼에 대해 투심이 얼어버린 이유는 국내 명품시장 축소로 내실 경영을 펼치면서 외형이 줄어든 결과다. 이들 플랫폼이 적자 고리를 완벽히 끊어내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과 비용 감축을 단행한 결과 매출마저 감소하고 있어서다.
올해 큐텐 계열 ‘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불거진 뒤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명품 플랫폼들에 대한 외부 투자가 절실한 이유는 이들 회사가 글로벌몰 확대 등 해외시장을 겨냥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국내에서는 동종 업계 간 출혈 경쟁, 고물가 시대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어느 정도 성장 한계가 생긴 탓이다.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자체 글로벌 앱을 개발하거나 타국가 내 주요 플랫폼과 제휴를 하기 위해선 큰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명품 플랫폼 3사 모두 현금성 자산이 적어 외부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명품 플랫폼 3사의 현금성자산은 머스트잇 133억2500만원, 발란 33억2300만원, 트렌비 32억7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신 결손금이 머스트잇 236억1100만원, 발란 784억8300만원, 트렌비 653억5500만원 등으로 훨씬 많아 자본을 점점 갉아먹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실 경영을 펼친 결과 적자 수렁에서 벗어난 명품 플랫폼들도 있지만, 업체 대부분 올해 월간순방문자수(MAU)가 줄어들고 있어 외형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대규모 자금을 끌어와야 현재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 마련이 가능하지만, 플랫폼들이 기업가치 책정에서 한발 물러나더라도 의견 합치와 투자 유치가 순탄하지는 않은 상황”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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