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특급 호텔들이 뷔페 가격을 어김없이 인상하고 있다.
고물가에 치솟은 외식비 부담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고 있지만 한끼 20만원에 육박하는 호텔 식사 예약은 자리가 없어서 팔지 못하는 상황이다.
1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3대 호텔 뷔페의 올해 연말 성수기 가격이 20만원대로 올라섰다. 이는 최근 2년새 33% 상승한 수준이다.
통상 특급호텔들은 12월 뷔페 가격을 '성수기'와 '극성수기'로 나눠 일시적으로 인상하는데 올해는 각각 3%, 10% 수준으로 올렸다.
서울 신라호텔 '더 파크뷰'는 12월1일부터 19일까지를 성수기로 정했다. 성수기 점심 가격은 주중 17만3000원에서 17만8000원으로 2.9%, 주말 18만5000원에서 19만2000원으로 3.8% 올렸다. 저녁은 19만2000원에서 19만8000원으로 3.1% 인상된다.
12월 하순인 극성수기(12월20~31일)에는 인상 폭이 더 커진다. 점심 주중 가격은 17만3000원에서 19만2000원으로 11%, 주말 18만5000원에서 19만8000원으로 7% 오른다. 저녁은 19만2000원에서 21만5000원으로 12% 인상됐다.
롯데호텔 '라세느'는 1일부터 19일까지 성수기 평일 점심은 16만8000원에서 17만5000원으로, 주말과 공휴일 점심, 저녁은 19만원에서 19만8000원으로 모두 약 4% 올렸다.
극성수기(12월20일~31일)는 평일점심과 주말 공휴일 점심은 각각 17만5000원, 19만8000원으로 성수기가격과 동일하지만 저녁은 19만원에서 21만5000원으로 13.2%나 올려 받는다.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의 연말 뷔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격 인상은 당연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아리아는 12월 24, 25, 31일을 '특수일자'로 정해 따로 예약을 받는다.
지난해 12월 웨스틴조선 서울 아리아의 주중 점심은 14만5000원에서 16만5000원으로 13%, 주중과 주말 저녁은 16만5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12% 올린 바 있다. 특수 일가 가격은 19만원이었다.
인당 2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3대 호텔 뷔페는 연말까지 평일 저녁과 주말 등 예약이 대부분 마감된 상태다.
세 곳 모두 이미 12월 주말 예약은 마감된 상태로 평일 예약도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들은 매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호텔들이 연말 뷔페 수요를 이용해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연말 성수기 뿐만아니라 비용 상승을 이유로 올해 이미 두 차례 가격을 올린 상황에 연말 대목을 이용한 추가 인상은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주요 호텔들은 지난 5월 가정의달을 앞두고 뷔페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당시에도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었지만, 가정의 달 '대목'을 앞두고 미리 가격을 올려뒀다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