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달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2977_654283_2836.png)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철회를 발표할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고려아연은 최 회장이 오후 3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도 진행하고 있다.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철회가 결의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사회에서 유증 철회를 결의하고, 최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이를 발표하고 앞으로의 경영권 방어 전략 등을 밝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앞서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방식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유상증자 추진경위 및 의사결정 과정, 청약한도 제한 배경, 공개매수신고서와의 차이점 등에 대한 기재가 미흡하다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또한 시장에서도 이번 유상증자 결정을 두고 비난이 빗발쳤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당 89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막대한 빚을 졌는데, 유증의 목적 중 하나가 채무 상환이었기 때문이다. 즉, 주주 돈으로 빚을 갚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의 예상 발행가액을 67만원으로 공시하면서 시장에서 잡음이 일었다. 공개매수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최 회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상증자를 전격 철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증을 강행해도 금감원의 깐깐한 심사를 통과하려면 정정신고서 제출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당초 유상증자 계획대로 연내 유증을 완료하고 신주를 상장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
연내에 신주를 상장해야 2024 회계연도에 대한 의결권이 생긴다. 내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MBK파트너스와의 의결권 대결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신주 의결권으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 희석을 노렸던 최 회장의 계획은 사실상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최 회장측은 우호지분의 이탈로 지분율이 더 낮아진 상황이다. 최근 최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던 한국투자증권이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지분 0.8%를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고려아연 지분 0.7% 중 일부를 처분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들의 지분을 모두 제하면 최 회장측 지분율은 33.9%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영풍-MBK는 최근 고려아연 지분 1.36%를 추가 취득해 지분율을 기존 38.47%에서 39.83%로 늘렸다.
이에 최 회장측과 영풍-MBK의 지분율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됐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최소 5.23%p에서 최대 5.93%p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영풍-MBK가 법원에 허가를 신청한 임시 주주총회가 이르면 올 연말, 내년 1월 열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양측의 표 대결이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간이 없는 최 회장 입장에선 표 대결 승리를 위해 우호지분 결속, 장내매수,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국민연금 설득, 소액주주로부터 위임장 받기 등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