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증권 S&T·리테일 부문 장원재 대표이사(왼쪽)와 IB·관리 부문 김종민 대표이사. [제공=메리츠증권]
▶ 메리츠증권 S&T·리테일 부문 장원재 대표이사(왼쪽)와 IB·관리 부문 김종민 대표이사. [제공=메리츠증권]

하반기 장원재·김종민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한 메리츠증권이 3분기 실적을 통해 그 효과를 증명해냈다. 장원재 대표가 이끄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리테일 부문과 김종민 대표가 이끄는 기업금융(IB)·관리 부문에서 모두 견조한 이익이 나타났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연결 기준 3분기 당기순이익 1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순이익은 65% 증가한 1296억원으로 집계됐다.

IB부문에서 일부 해외 자산 손상이 반영됐지만 서울 종로구 공평지구 PF 대출 리파이낸싱 1조2000억원, 부산 해운대 센텀 공동주택 PF 대출 1조원, 서울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담보대출 리파이낸싱 9500억원 등 양질의 빅딜에 대한 자문 및 주선을 성사시켰다. 비부동산 금융부문에서도 폴라리스쉬핑 대출 3400억원, 한양증권 M&A 인수금융 및 인수확약(LOC) 제공 1040억원 등의 성과를 거뒀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도 금리 방향성에 의존하지 않는 절대수익 추구전략과 일부 투자자산 매각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202% 급증한 순영업수익 132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부동산 PF 시장 위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던 메리츠증권이 각자 대표 체제 조직 개편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한 효과라는 평가다.

4분기에도 이러한 호실적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IB 부문에서 마곡 마이스 PF 대출 리파이낸싱 1조3000억원, 고려아연 사모사채 인수 1조원, 롯데케미칼 PRS 유동화 주선 6600억원 등의 성과를 거뒀고, 채권 트레이딩도 4분기 금리 인하 여부와 관계 없이 견조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장 대표는 “당사의 채권 트레이딩은 금리 방향성에 대한 베팅보다 상대가치 거래 차익거래 및 마켓 메이킹 등 절대 수입 추구 전략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4분기 금리 인하 여부에 관계없이 견조한 실적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와 김 대표가 각자 대표 체제 첫 성적표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대형 과제가 남아있다.

3분기 자산운용 등 부문에서 가장 많은 순영업수익을 거뒀지만 위탁매매 등 리테일 부문의 경경쟁을 키워야 한다. 현재 증권업계는 급격하게 증가한 해외주식투자 열풍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장 대표는 “메리츠증권은 IB와 S&T 부문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리테일 부문에서 일부 랩 운용 상품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열위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그동안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리테일 부문을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크게 두 가지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부유층고객 대상으로 IB와 트레이딩 부문에서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메리츠 리스크 관리 및 딜소싱 역량을 통해 엄선된 투자 기회에 고객이 함께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장 대표는 연내 패밀리 오피스와 같은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자기 주도형 디지털 채널 고객 증가가 계속됨에 따라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은 예수금에도 RP금리를 주며 국내외 주식 채권 매매 수수료를 최소화한 슈퍼365계좌를 출시했고, 고객들의 자산이 단기간에 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고객들의 반응이 좋았다.

장 대표는 “조만간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관계없이 슈퍼365 계좌 무료 수수료 캠페인을 시작하고, 수수료 혜택뿐만 아니라 저비용으로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IB 부문에서는 초대형 IB 인가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자본총계) 대비 2배 규모의 어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 메자닌·해외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 증권사 중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곳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5개사뿐이다.

조달 창구 다변화 등의 효과를 고려해 메리츠증권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초대형 IB 진출 준비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은 아직까지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다.

메리츠증권이 아직까지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로는 금융당국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초대형 IB 등 증권사의 기업금융 제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 때문으로 보인다.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 전까지 초대형 IB 인가에도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3분기 말 별도 자기자본은 6조1000억원 수준으로 현행 초대형 IB 지정 요건을 이미 충족해 초대형 IB 지정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거나 진행 중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종투사 제도개선이 예고돼 있는 만큼 변동되는 제도에 맞춰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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