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디에이치 한강 조감도·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조감도.@현대건설·삼성물산건설부문
(왼)디에이치 한강 조감도·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조감도.@현대건설·삼성물산건설부문

일명 '강북 노른자'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의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국내 1·2위 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었다. 삼성물산은 정비사업 최초 특허 출원한 디자인 적용 단지를, 현대건설은 건축계 노벨상(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단지를 각각 선보여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의견을 놓고 조합 내부에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조합이 양사에게 '2차 합동설명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선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통상 업계에서 합동설명회는 1회만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공사비만 1조6000억원에 달하는 한남4구역을 두고 시작된 업계 1·2위 간의 샅바싸움. 향후 어떤 기업이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남뉴타운의 마지막 조각인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자 선정 본입찰이 마감됐다. 공사비만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입지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일명 '노른자 땅'으로 불린다.

이에 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본격 수주전의 막이 올랐다. 양사는 각 사만의 특화된 설계를 갖고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삼성물산은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협업한다. 한강변 전면 배치된 4개동에 층별로 회전하는 듯한 나선형 구조의 원형 주동 디자인을 적용해 한강뷰를 극대화했고, 정비사업 최초로 특허를 출원했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조합원 100%를 대상으로 한강 조망권을 확보해 조합원 프리미엄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래 주거 기술 '넥스트 홈'을 반영해 세대의 향, 조망 그리고 입주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평면을 구성할 수 있도록 가변형 구조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청 광장 6배에 달하는 1만2000여평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도 차별화 항목이다. 세대당 5.03평으로, 기존 공동주택의 약 2배 이상이다. 이 곳에는 100여개의 다양한 시설의 커뮤니티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더해 삼성물산은 올해 미국의 'IDEA',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iF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석권에 빛나는 래미안만의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강과 남산을 연결하는 365m 길이의 친환경 생태공간 '하이라인365'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제시했다. '널리 빛나고 번영한다'는 의미의 상징성과 한강∙남산 사이 한남의 헤리티지를 담았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한남4구역이 한남뉴타운을 대표할 수 있는 단지가 될 수 있도록 심도 깊은 고민을 했다"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완벽하고 차별화된 제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주거 트렌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입찰에 나선 현대건설도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손잡고 한남4구역을 예술적 랜드마크로 변모시키겠다고 밝히는 등 물러설 기미가 없어 보인다. 

현대건설은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한강(THE H HANGANG)’을 조합에 제안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와 서울의 상징인 ‘한강’을 더한 것으로, 한남뉴타운을 넘어 한강의 중심이 되는 랜드마크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대한민국 공동주택 역사상 최초로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건축 철학을 담아낸 것이 포인트다. 2004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는 ‘곡선의 여왕’이라 불리며, 미국 뉴욕의 ‘520 West 28th’,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헤이다르 알리예프 문화센터’와 같은 작품을 통해 자연과 건축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디자인 철학을 선보였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설계에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며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를 구현하기 위해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현대건설은 조합원을 위한 100% 프리미엄 조망을 계획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당초 51개 동에서 22개를 줄인 29개 동으로 세대 간 간섭을 최소화하고, 45˚ 회전된 주동 배치로 개방감을 높이며 조망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조합원 전 세대가 한강, 남산, 용산공원 등의 조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중대형 평형인 1318세대에는 테라스 특화 평면도 적용할 계획이다. 모든 조합원은 돌출 테라스, 오픈 테라스, 포켓 테라스 등 다양한 스타일의 테라스를 100% 선택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다양한 테라스 특화 적용으로 한강, 남산, 용산공원의 풍경을 더욱 생생하게 감상하며, 차별화된 거주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첨언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공동주택 사상 최초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업해 곡선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설계를 제안했다”며 “한강의 곡선과 남산의 자연미, 넓게 펼쳐진 공원 등을 조화롭게 담아내며 한강변 새로운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조합 내부에선 시공자 선정을 놓고 줄다리기가 한 창인 모양새다. 최근 조합이 양사에게 '2차 합동설명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조합 측이 양사에게 2차 합동설명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상 현장설명회는 1회만 진행하는 데, 두 번을 요구했다는 것은 그만큼 각 사 선호 의견이 팽팽하다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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