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제공=LG이노텍]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제공=LG이노텍]

"지난 몇 년 동안 카메라 모듈 위주로 회사를 운영했는데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자동차 부품 쪽도 준비를 많이 했다. 아직은 성과가 많지 않으나 내년부터 가시적으로 나올 것으로 본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부사장)가 지난해 11월 말 선임 후 첫 공식 일정인 '반도체 패키징 간담회'에서 전한 메시지다. 문 대표가 다음달 1일 취임 1년을 맞는다.

문 대표는 LG이노텍을 모바일 카메라모듈 업계의 핵심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특히 반도체 기판·전장부품사업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배경 속 최근 단행된 2025년도 LG그룹 정기 인사에서도 자리를 지켜내며 취임 2년차 경영 능력을 입증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거쳐 LG이노텍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문 대표는 LG그룹의 첫 1970년대생 대표로 꼽힌다. 사내 대표적인 '광학통'으로 불리면서 내부 출신으로는 첫 CEO 자리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취임 당시 LG이노텍은 "문혁수 신임 CEO는 개발과 사업, 전략을 두루 거치며 사업가로 육성돼 왔다"며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과 미래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준비된 CEO"라고 전한 바 있다.

현재 LG이노텍은 주요 제품 원재료값 상승과 애플 아이폰 부품 공급 경쟁 심화 속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8.9% 줄어든 1304억원을 기록,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내기도 했다.

문 대표는 기술력·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등 수익성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전장·FC-BGA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을 내세운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핵심이다.

차량 통신∙조명∙센싱 등 자율주행 핵심부품 사업 강화가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 △차량용 통신모듈 △차량용 조명 모듈 △자율주행용 카메라 등과 같은 '車 센싱솔루션'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문 대표는 고성능 라이다(LiDAR) 개발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흩어져 있던 라이다 개발·사업조직을 통합해 CEO 직속으로 라이다사업 담당을 전담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여기에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기판 FC-BGA를 집중 육성해 사업을 다각화, 매출 구조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 [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 [제공=LG이노텍]

글로벌 생산지 전략 가속화(멕시코 법인 증설, 평택사업장 철수)등 원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문 대표의 역량이 발휘됐다는 평이다. LG이노텍은 모터,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산후안델리오 공장을 증설 중이다. 

문 대표는 1월 차량용 카메라 모듈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 렌즈 제조기업 AOE 옵트로닉스(AOE)에 지분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미래 사업을 이끌 글로벌 인재 확보 노력 또한 이목을 끈다. 그는 지난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인재 채용 행사인 '이노 커넥트'를 진행, 회사의 주요 사업 분야와 R&D 현황·추진 방향을 초청 인재들에게 공유한 바 있다.

LG이노텍은 글로벌 사업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해외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약 95%가 해외 매출에서 발생할 정도로 글로벌 사업 비중이 높아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이노텍은 문 대표의 리더십 하에 이미 확립된 사업 영역을 더욱 구체화하며 나갈 것으로 본다"며 "새로운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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