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구광모 회장(사진 가운데),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왼쪽), ㈜LG COO 권봉석 부회장. [제공=LG전자]
지난 9월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한 구광모 회장(사진 가운데),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왼쪽), ㈜LG COO 권봉석 부회장. [제공=LG전자]

LG그룹이 쇄신보다 '안정'에 방점을 둔 임원 인사와 계열사 조직개편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번 인사 단행의 '관전 포인트'는 현재 2인 체제인 LG그룹 부회장단에 새 인물의 합류 여부다. '트럼프 2기' 출범 임박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줄 부회장단의 보강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달 21일부터 진행한 사업보고회를 토대로 한 임원 인사·조직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LG그룹은 매년 10월부터 약 한 달간 계열사별로 사업 보고회를 진행한 뒤, 사장단 인사를 비롯한 조직개편을 단행해 왔다. 

이번 인사 기조는 변화보다 '안정'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앞서 큰 폭의 세대교체를 진행한 데다 경영 실적에서 상대적 선방을 이뤄낸 만큼, 안정이 필요한 시점으로 봤을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를 비롯해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LG그룹에서 취임 1년 만에 교체된 CEO는 없었다는 사례를 감안하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 등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번 인사의 중점적 관심사는 새로운 부회장의 승진 여부다.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당시 '6인 부회장' 체제였다. 이후 구 회장은 부회장단을 점차 줄여나갔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2022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퇴사로 3명으로 줄었고 지난해 그룹 2인자인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의 용퇴로 현재의 '2인 체제'가 굳혀졌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제공=조주완 LG전자]
조주완 LG전자 사장. [제공=조주완 LG전자]

재계 일각에서는 부회장 승진과 관련해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을 유력한 후보군으로 점치고 있다. 

1987년 LG전자 입사 후 2021년 CEO 자리에 오른 조 사장은 LG전자의 글로벌 위상을 높였다는 평이 따른다. 여기에 가전부문의 비중이 컸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간 거래(B2B) 등으로 다각화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가전 구독, TV 콘텐츠 서비스 등 신사업에서 연 1조원 넘는 매출을 내는 등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특히 LG전자의 지속 성장 추진 전략을 담은 '2030 미래비전'을 기반으로 한 구체적 청사진은 조 사장의 경쟁력과 리더십을 보여준 대목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제공=LG디스플레이]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제공=LG디스플레이]

정 사장은 40여년간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LG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고루 갖춘 인물로 통한다.

2018년 3월부터 LG이노텍 대표를 맡으며 LG이노텍의 성장을 견인해 온 그는 LG디스플레이를 맡은 후 2년 연속 2조원대 적자를 올해 3000억원 규모로 줄였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OLED 사업으로 체질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LG디스플레이의 반전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현재 적자 상황에 놓인 만큼, 정 사장의 승진에 대한 명분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구 회장은 이번 사업 보고회에서 올 한 해 사업 성과를 비롯해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계열사별 대응 전략 등을 집중 점검했다. 구 회장은 이번 사업 보고회를 바탕으로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 임원 인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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