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각 사]
[제공=각 사]

삼성·SK·LG 등 대기업들이 인적쇄신과 미래를 위한 조직개편으로 내년 경영을 위한 '전략 담금질'에 나선다. 

기업들은 주요 사업의 경쟁력 회복·강화를 위해 조직개편, 조기인사, 경영진 회의 등을 통해 전열 가다듬기에 돌입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연말 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 회복을 위한 고강도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삼성을 둘러싼 '위기감'이 전방위적으로 번지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이 이를 타개할 대책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당일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내며 경영쇄신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향 메모리 기술에서 SK하이닉스와 비교해 가시적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도 대만 TSMC에 밀리고 있어 반도체 사업군에 대한 후속 조치가 나올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회사 측은 지난 7월 초 HBM 개발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최근엔 파운드리 사업부 인력 일부를 이동시키는 재배치를 통해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조직 개편과 연말 인사 역시 이러한 움직임과 궤를 같이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11월 말 또는 12월 초에 있을 연말 인사폭 또한 예년보다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를 유지, 사장 승진을 2명에 그치는 소폭 인사로 안정에 힘을 준 바 있다.

올해 인사의 경우 위기 상황임을 감안해 성과주의 원칙에 기반해 예년보다 이른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그만큼 최고경영진들의 쇄신폭이 핵심이 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월 사업부문별 글로벌 전략회의를 갖는다. 각 부문장 주재 하에 업황을 비롯한 경영 현안을 살피고 사업 계획·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다. 사업 부문·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사업목표, 영업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이 공유될 전망이다.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SK그룹 역시 분주하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3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조기 완료한 가운데, 12월 정기 인사와 함께 진행될 '합병' 이후의 조직 개편안이 관전포인트다. 조직 안정을 위해 대폭 인사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 속에 지난달부터 가동된 '통합 시너지 추진단' 테스크포스(TF) 운영을 감안한 조직 개편이 따를 수 있다. 

최근 SK이노는 SK에너지·SK지오센트릭·SK아이이테크놀로지 수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계열사의 본원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의 올 연말 인사 기조는 미래를 위한 조직 효율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12월 정기 인사까지 임원 수를 약 20% 줄일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지난 17일 발표된 SK에코플랜트 인사에서는 임원 수가 66명에서 51명으로 23% 줄은 바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7년만에 부회장단을 전면교체, 대대적인 인적쇄신에 나선 바 있다. 올해도 오는 31일 'CEO 세미나' 이후 12월 중 인사를 실시할 전망이다. 다만 예년보다 1∼2주가량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공=LG그룹]
[제공=LG그룹]

LG그룹 또한 2025년을 이끌 경영진 개편 작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있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사를 시작으로 그룹 사업 현황과 내년 전략 등을 보고 받고 점검하는 '사업 보고회'를 진행 중이다. 

구 회장은 11월 말∼12월 초 정기 인사가 예정된 만큼, 사업 보고회 결과를 토대로 내년 그룹을 이끌 경영진 구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G그룹 정기 인사의 가장 큰 관심은 부회장단 개편 여부다. 지난해 인사에서 기존 3명에서 권영수 부회장의 용퇴로 2명(권봉석 ㈜LG 부회장, 신학철LG화학 대표)의 부회장 체제로 축소됐지만, 부회장 승진 인사는 없었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사업을 중점으로 경영 설계가 짜여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약 10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는 중장기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조직 구조를 단순화하거나 재편성함으로써 의사결정 과정을 비롯해 업무 흐름 개선을 꾀할 것"이라며 "미래 비전과 목표에 맞는 인재 확보해 조직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