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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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리더십 교체' 이슈를 앞둔 재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유수 그룹 내 CEO급 대표이사 약 500명이 연임 혹은 퇴임이라는 갈림길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임원 감축에 나서는 대기업들이 늘면서 연말 인사폭도 덩달아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29일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국내 30대 그룹 2025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 앞둔 사내이사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25년 1월 초 이후 사내이사 3704명 중 1145명(30.9%)이 내년 상반기 중 임기가 마무리된다.

이들의 거취는 각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과 쇄신에 대한 필요성이 맞물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약 3700명의 사내이사 중 30.9%는 올 연말과 내년 초 사이 단행될 임원 인사에서 연임·자리 이동·퇴임이라는 선택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4대 그룹의 경우 임기 만료를 앞둔 사내이사 219명 중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경영인은 99명에 달했다.

그룹별로 놓고 보면 SK그룹이 98명으로 임기 만료를 앞둔 사내이사 수가 가장 많았고, 이 중 41명은 대표이사급으로 집계됐다. 이어 △LG그룹 26명(51명 중) △삼성그룹 17명(39명 중) △현대차 15명(31명 중) 순을 보였다.

기업별로는 SK그룹 계열사 중 내년 상반기 임기가 종료되는 전문경영인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박원철 SKC 대표이사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등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위기론'이 퍼지고 있는 삼성은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이뤄낼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1월 중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에서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이 내년 상반기 중 만료돼 이들의 거취가 연말 인사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 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남궁범 에스원 대표이사 등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등도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LG그룹의 경우 △권봉석 ㈜LG 대표이사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등이 조만간 이사회에서 연임 여부가 가려진다.

현재 부회장급 위치에 있는 권봉석·신학철 두 대표이사의 거취에 관심이 높다. 특히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LG전자 조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가 핵심 포인트다. 조 사장은 2021년 LG전자 사장에 임명된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LG전자의 기업가치 제고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카카오그룹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카카오모빌리티의 류긍선, 카카오브레인의 김병학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중요한 인사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조사에 의하면 포스코와 롯데도 각각 83명의 사내이사가 내년 상반기 임기 만료 예정이다. GS, 한진, SM 등도 상당수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올해는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간판급 기업에 대한 인사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는 사업 방향을 새로 설정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인물을 통해 반전을 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올 연말 내년 초 단행할 CEO급 인사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더욱 강하게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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