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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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일부 면세점 임대료 한시적 감면 조치에도 정치적 불안정과 고환율로 인해 면세점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지속되는 고환율이 면세점업계의 불확실성을 극에 달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제2터미널 이전 전까지 해당 구역 면세 사업권 매장에 한해 영업료 방식으로 임대료를 산정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번 조치로 DF1, 2, 8, 9, 12 등 5개 구역 12개 점포에 매출 연동형 임대료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현대면세점을 제외한 인천공항 입점 사업자 대부분이 임대료 감면 혜택을 받게 됨을 뜻한다. 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경복궁면세점·시티플러스·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 등이 혜택 대상에 해당한다.

인천국제공항은 이달 3일부터 제2여객터미널 확장 구역의 정식 운영을 시작했으며, 해당 구역 내 면세점들은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4단계 확장 사업 완료로 제2터미널의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이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여객 수에 따라 임대료가 산정되는 방식을 고려하면 이는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제1터미널에 위치한 아시아나항공의 제2터미널 재배치에는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일정에 따라 이전 시기가 더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임대료 개편은 공항 운영 효율성 제고와 입정 업체들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인 만큼 면세점업체들의 부담은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면세점업계의 고난은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이 위험지역으로 여겨지면서 외국인 발길이 끊기고 있는데다 치솟은 환율로 인해 면세점업계의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방한객 수는 137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94%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다. 특히 지난 9월에는 146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해 팬데믹 이전 수준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한국이 위험 지역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방한 관광객 수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면세점업계의 또 다른 걸림돌은 고환율이다. 면세점은 달러를 기준으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된다. 환율 상승은 면세점의 상품 매입 부담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트렌드 변화도 면세점을 위협하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올리브영 같은 전문점이나 로드숍 쇼핑을 선호하면서 면세점 업황의 부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불안정과 고환율이 지속되면 면세점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다양한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국내외 정세와 경제 상황의 변화가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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