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BMW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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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자동차가 위축된 내수로 어려움을 겪었다. 테슬라와 토요타, 혼다 등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면 모든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가 감소했다. 

고금리·고환율 여파로 고가 차량 구매가 줄어든 가운데, 연두색 번호판 효과까지 겹쳤다. 10만달러(1억4000만원) 이상 또는 법인 차량의 판매가 큰 폭으로 줄었다. 

각 브랜드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인센티브 지급 폭을 확대 중이다. 판매량 감소 폭을 줄이고 있지만, 올해 각 법인의 수익성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16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28만8000대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2.8% 감소한 수치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지속됨에 따라 신차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질임금과 가처분소득이 정체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다. 특히, 가격대가 높은 수입차는 할부이자 등 부담이 더욱 크다.

올해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머물면서, 수입 신차 가격도 상승한 점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입차 업계가 느끼는 실제 경기 체감은 더욱 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21만2166대다. 지난해까지 KAIDA가 테슬라 판매량을 집계하지 않았음을 고려, 단순 환산해 반영하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가량 줄었다.

수입차 브랜드별 통계를 보면 전통 강자인 독일 브랜드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올해 판매량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한 BMW는 1~11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줄어든 6만7250대를 판매하며 선방했다. 

판매량 2위 메르세데스-벤츠는 1~11월 누계 5만9561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독일 3사인 아우디는 전년 동기 대비 49.6% 감소한 8785대를 기록했으며 ▲볼보 1만3603대(-11.7%) ▲폭스바겐 7734대(-12%) ▲MINI 6888대(-21.1%) ▲지프 2385대(-41.1%) ▲푸조 852대(-51.7%) ▲폴스타 480대(-69.2%) 등 브랜드도 감소세를 보였다. 

스포츠카 등 고가의 차량을 다수 보유한 수입차 브랜드의 감소 폭도 컸다. 한국은 코로나19 이후 아시아를 대표하는 럭셔리카 판매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럭셔리카 시장도 고환율·고금리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10만달러 이상 수입차 판매량 비중은 지난해 28.9%에서 올해 23.8%까지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스포츠카 브랜드 최초로 1만대를 판매, 상징적인 기록을 달성한 포르쉐는 올해 11월까지 7734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기록이다.

고가 차량을 다수 보유한 브랜드를 보면 ▲랜드로버 4684대(-15.5%) ▲벤틀리 340대(-54.5%) ▲마세라티 230대(-40.6%) ▲롤스로이스 165대(-35.3%) 등을 기록했다. 스포츠카 브랜드 중 판매량이 증가한 건 433대를 판매한 람보르기니(12.8%)가 유일했다.

연두색 번호판 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1월 구매유형에서 법인은 8만4388대를 기록했다. 전체 구매 유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2%로, 지난해(39.7%)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선전한 브랜드도 주목해 봐야 한다. 우선 올해 처음으로 KAIDA에 가입한 테슬라는 11월 누계 2만8498대를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는 수입차 판매량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일본 차 브랜드들도 코로나19 이후 반전에 성공했다. 렉서스는 11월까지 1만2849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토요타 또한 13.3% 뛴 8614대를 기록했으며, 또 다른 일본 브랜드인 혼다도 전년 동기 대비 73.8% 증가한 2145대를 판매했다. 미국 브랜드 포드(3484대)와 링컨(2080대)도 신차 효과로 판매량이 소폭 늘었다. 

연료별로는 전기차 판매 감소 추세가 확실했다. 한편, 수입차 업계도 하이브리드 열풍이 부는 모양새다. 1~11월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2% 줄어든 1만8332대였다.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1만9905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8% 뛰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기가 너무 어려워서 인센티브 지급을 늘리는 수입차 브랜드도 더러 있었다"며 "그러나 판매가 많이 늘진 않았다. 올해 수입차는 대다수는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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