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 [제공=각사]
▶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들 [제공=각사]

올해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 호황기’를 맞아 승승장구했다.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바라보는 ‘빅3’는 실적 개선을 향해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내리막 전환했던 조선업황이 불황의 장기 터널을 지나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선별수주를 통해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 생산에 집중하면서 이익 성장도 궤도에 올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3324억원을 기록했다. 

빅3는 지난 2011년 이후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눈 앞에 뒀다. 2021년 글로벌 발주 시장이 반등한 이후 건조물량이 늘고 신조선가가 상승을 거듭하면서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실적 턴어라운드에 돌입했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연간 실적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매분기 이익 성장을 기록했다. 한화오션도 악성재고를 털어내며 적자기조 탈피에 힘쓰고 있다.

먼저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업황의 호조세가 선명해지는 가운데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9350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3분기에는 6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3984억원을 냈다. 친환경 선박 발주 호황 및 선가 상승에 힘입어 5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된다.

조선 부문 자회사(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들은 그간 고부가 중심의 프로젝트만을 선별해 일감을 넉넉히 채웠다. 주력 선종의 반복건조와 공정개선으로 생산성도 끌어올리면서 수익성 개선에 일조했다.

삼성중공업은 이익 회복이 가속화하며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도 무난해 보인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3285억원을 냈다. 올해 연간 매출액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타사 대비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비중에 더해 고수익 FLNG 생산에 착수하며 이익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빅3 중 가장 먼저 임단협을 넘으면서 생산 안정화에 나선 것도 주효했다. 

3사 중 가장 회복세가 더녔던 한화오션도 경영정상화의 길로 순항 중이다. 올 1분기 흑자 이후 2분기는 다시 적자의 충격이 이어졌지만 3분기 고부가 선박 비중을 크게 늘리며 흑자달성에 성공했다.

누적돼온 생산공정의 불안정에 인력난과 중대재해까지 겹치며 고전했지만 2022년 이후 안정된 고부가 수주물량을 토대로 이익 성장이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 고부가 선박의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더해지면 수익성 개선도 속도가 붙고 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5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선박 물량이 늘고 생산도 비교적 안정화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주잔량과 선가 상승 기조 속에 이익 규모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