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각 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5989_657860_1133.jpeg)
2024년 다사다난했던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의 시간이 지나고 2025년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이 밝아 온다. 각 기업들은 올 한 해 복합위기에 대한 극복 방안을 모색하고자 동분서주했다.
재계에서는 'AI' 열풍부터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조기 인사', 신사업 공략이라는 특명을 받아든 '오너 3·4세', 그리고 '도날드 트럼프'와 '탄핵 정국'까지 크고 작은 이슈가 많았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올해 위기감 속 신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선정하고 기술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이거나, 정기 인사를 앞당기는 기민한 대응을 보여줬다.
■재계 총수들, AI에 사활…"청사진 그렸다"
재계 총수들은 빠르게 재편되는 AI 생태계에 발맞춰 글로벌 빅테크 협력사 CEO와 스킨십 경영에 공을 들였다. 특히 미국 등 출장길에 올라 AI 중심의 신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동·서부를 가로지르는 2주간의 출장길에 올라 AI를 포함해 IT 산업의 기술 동향을 살피고 반도체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보였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갖고 AI 등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5989_657861_1224.jpg)
이 회장은 시애틀 아마존 본사도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나기도 했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주력 사업에 대한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회장은 특히 삼성의 스마트폰·TV·가전 등 기존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AI 등 첨단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결합,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협력 모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의 AI연구는 삼성전자 산하 삼성리서치가 주도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매년 '삼성 AI 포럼'을 열어 세계적 석학 및 AI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 방향을 논의하고 방향성을 찾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월 엔비디아를 시작으로 TSMC, 오픈AI, MS, 아마존, 인텔 등 빅테크 리더들을 만나며 AI 광폭 행보를 이어 왔다. 지난 6월 28~29일 열린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한 최 회장은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의 역량을 활용한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AI 서밋 2024'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제공=SK]](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5989_657862_1356.jpg)
SK는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마련한 'SK AI 서밋(SUMMIT) 2024'에서 국내 AI 유망 기업 연합인 K-AI 얼라이언스(Alliance)의 신규 4개사(사운더블 헬스∙테크에이스∙바이파이브∙ 노타)를 포함해 총 19개사가 결집해 국내 AI 기술력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국내 AI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와 글로벌 진출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도 가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6월 북미 현장 경영에 나서면서 특히 AI 스타트업을 찾아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피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구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찾아 반도체 설계와 로봇 등 AI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을 살피는가 하면,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찾아 AI 등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재계 '핀셋 인사'…위기감 반영 쇄신 고삐
삼성·SK 등 재계 주요그룹은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인적 쇄신'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의 수장을 경질하고 재무건전성을 회복시킬 신임 대표를 내세우는 등 수익성 개선에 고삐를 죈 것이다. 이 같은 굵직한 '수시 인사'는 재계 전반으로 확산, 트랜드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최재원(사진 왼쪽)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과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제공=각 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5989_657863_1626.jpg)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잃었고, SK그룹은 SK온의 적자 지속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던 것이 그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반도체(DS) 부문장에 전영현 부회장을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기존 DS 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반도체사업에서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데다,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파운드리 분야에선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배경이 반영된 인사다. 이와 함께 사장급으로 낮췄던 DS부문장을 부회장급으로 격상, 강한 리더십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을 맡게됐다. 이례적으로 부회장급 '원 포인트' 비정기 인사가 이뤄진 셈이다. SK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최 수석부회장이 배터리·소재·정유·화학 등 그룹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그린 사업을 총괄하게 된 것이다.
SK그룹 내 에너지 분야를 총괄하는 중간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11월 SK E&S와 합병법인을 출범해 'SK이노베이션 E&S'라는 100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회사가 탄생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박 사장과 함께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온 등 9개 자회사를 이끌며 그룹 에너지·그린 사업 전반의 글로벌 성장 전략 강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예년보다 빠른 조기 인사 추진을 통해 위기 극복에 힘을 쏟은 케이스다. 한화그룹은 9월 말 주요 계열사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 지주회사 격인 ㈜한화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오션 등 주요 계열사 14곳에서 총 51명을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동안 한화그룹은 임원인사를 10월에 발표하고, 11월부터 본격 업무를 시작했으나, 올해는 9월 말 발표한 뒤 10월 1일부터 업무에 들어갔다. 사업전환 속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내년과 중장기 사업계획을 빠르게 수립해 비즈니스 턴어라운드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SK·롯데·GS·LS 오너 3·4세 경영…"미래 먹거리 공략"
오너 일가 3·4세들의 약진도 올해 재계에서 부각된 키워드다. 경영 전면에 배치 되면서 신사업 공략에 힘을 줬다는 특징이 있다.
SK, 롯데, GS, LS 등 주요 대기업 오너 3세들은 그동안 경영 수업을 받아오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들이 경영권 승계의 최전선에 서면서 지배구조 안정화와 함께 향후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과 SK 서린사옥. [제공=SK]](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5989_657864_1720.jpg)
SK그룹은 오너일가 3세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사업 발굴을 위해 신설한 조직을 추가로 맡으며 그룹 미래먹거리 발굴에 과제를 안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맏딸인 최 본부장은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에 신설된 '성장 지원' 담당을 함께 맡게 된다.
롯데그룹은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인 신 부사장은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GS그룹은 2025년 임원 인사에서 오너가 4세 허서홍 부사장을 GS리테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허 대표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GS그룹은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 허철홍 GS글로벌 부사장 등으로 4세 경영 구도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에 탄핵 변수까지"
국내 주요 기업들은 최고조에 달한 불확실성과 마주하며 안갯속에 빠진 상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 전망으로 어려운 시기를 간신히 버텨내고 있던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까지 겹쳤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신중하게 경영 환경을 살피는 모습이다.
![[제공=각 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5989_657865_1840.jpg)
재계 주요 기업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거시경제 움직임과 금융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은 당장 기존 수립한 내년 사업계획을 수정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맞춰 오랜 시간 경영전략을 준비했지만, 탄핵 정국 도래로 인해 이를 다시 짜야만 하는 형국이 됐다. 기업들은 임원인사·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 구상을 완료해 놓은 상태였지만, 수정 전략 수립이 불가피해 진 셈이다.
일부 기업들은 탄핵소추안 재표결 결과 이후 즉시 비상대책 회의를 준비하는 등 향후 기업·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환율·금리 등 금융 변동성은 다소 누그러질 수 있지만, 국정공백과 혼란은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제약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탄핵 정국 속 주요 기업들은 내년 사업 계획 점검을 골자로 한 전략회의를 앞두고 있다. 환율과 대외신인도 영향 등 여러 사안들을 살피며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7∼19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 계획을 논의한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17∼18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9일에 각각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종희 DX 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이 각각 회의를 주재한다.
올 한 해 동안 수시 인사와 연말 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들어간 SK그룹도 조직 안정화와 운영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주요 계열사를 주축으로 'AI 컴퍼니' 전환을 예고한 만큼 관련 역량 강화에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르면 이번주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주재로 확대 경영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엔 각 사업본부 경영진과 해외 거점 지역 대표, 법인장이 총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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