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각 사]](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689_658704_4617.jpeg)
2024년 다사다난했던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의 시간이 지나가고 2025년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이 밝아 오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재계는 현재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국내 탄핵 정국과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임박 등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2025년 새해를 앞두고 격랑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주요 대기업들은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내년도 경영 전략에 '쇄신' 기조를 반영했으나, 다가오는 한 해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가득 찬 험난한 도전이 될 전망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은 내년 경영 전략과 관련 거시 경제 악화 예상 속 올해보다 더욱 보수적인 방향으로 설정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 CEO를 직접 선임, 쇄신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만드는 작업을 지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산업계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재계가 내년에도 국내외를 비롯한 정치적 리스크 영향으로 더욱 상황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각종 거시 지표 '빨간불'…재계 사업 전략 불확실성↑
현재 경기는 수출의 양호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내수의 더딘 회복 탓에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국내 실물경기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의 견조한 성장세와 설비투자의 개선에도 소비와 건설투자의 부진으로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다.
2025년 세계 경제는 인플레 안정세와 통화정책 완화 등이 긍정적 요인이나, 지역 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보호무역 기조 강화 등이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 올해 수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특히 국내 주요 기업들은 최근 트럼프 2기와 탄핵 정국을 거치며 급격히 치솟은 환율(원화 약세)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1500원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산업연구원에 의하면 2025년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에는 미국 금리 인하 등 달러 약세 요인과 무역수지 흑자 지속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작용하면서 완만하게 하락할 전망이다.
내낸 국내 경제는 미국의 경제정책 변화, 전쟁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IT 경기 회복 속도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상당 부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민간소비는 금리 인하, 실질소득 증대, 물가 안정 등의 소비 여건 개선으로 2024년(1.3%) 보다 높은 1.9% 증가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제공=산업연구원]](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6689_658709_4847.png)
내년 수출 증가율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재계의 운용 전략을 어렵게 하고 있다.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영향이 클 것이란 예측인데 내수 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는 실정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해, 내년에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이 1.4%에 그칠 것이란 결과를 얻었다.
올해(1~11월) 총수출증가율 8.3%에서 크게 떨어지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자·부품(-1.4%), 철강(-0.3%)에서 감소가 예측됐다. 선박(1.3%), 전기·전자(1.5%), 석유화학·석유제품(1.8%), 일반기계(2.1%), 바이오·헬스(5.3%)는 증가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 증가 폭은 작았다.
이 같은 전망의 주요인으로는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39.7%) △관세 부담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30.2%) △원자재·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11.1%) 등이 꼽혔다.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은 수출시장 다변화(47.6%), 운영비·인건비 등 비용 절감(23.8%), 환율 리스크 관리 강화(15.9%) 등을 대응 방안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세계 경제 둔화와 주력 업종 경쟁력 약화로 내년 수출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경우 수출 여건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외환 시장 안정화 등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환경 조성에 힘쓰고 국회는 기업 활력을 떨어뜨리는 규제 입법을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外人 CEO 뽑은 재계…美 트럼프 2기 대응 지속
재계는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선임하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에 총력을 쏟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임기 내내 유지될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통' 핵심 임원을 전진배치하는 모습이다.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방산 기업 출신 CEO를 영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레오나르도 DRS의 마이클 쿨터(Michael Coulter) 전 사장을 해외사업 총괄 담당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이 외국인 CEO를 임명한 건 2012년 한화케미칼 바이오 부문 폴 콜먼(Paul Coleman) CEO 취임 이후 12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이탈리아 글로벌 방산 기업 레오나르도 DRS에서 글로벌 법인 사장 겸 사업 개발 부문 수석부사장을 지낸 쿨터 내정자는 기업에 합류하기 전 미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대행,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수석 부차관보 등 정부 핵심 보직을 수행했다.
한화그룹은 최근 김승연 회장이 직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을 새로 맡는 등 대미 방산 수출에 힘을 싣고 있다. 김 회장은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는 등 '트럼프 인맥'으로 분류된다.
SK그룹의 경우 올해 상반기 북미 대관 총괄 조직인 ‘SK 아메리카스’를 신설하고 대관 총괄에 폴 딜레이니(Paul Delaney) 부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미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하다 올해 7월 SK 아메리카스에 합류했다.
LG그룹은 2022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Joe Hagin)을 LG워싱턴사무소 공동사무소장으로 영입했다. 헤이긴 소장은 한국에서 파견된 공동사무소장의 퇴임으로 단독으로 소장을 맡게 됐다. 그는 1981년 조지 H.W. 부시 당시 미 부통령 보좌관으로 정계에 진출한 뒤 백악관에서 4명의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특히 헤이긴 소장은 트럼프 1기 당시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탄핵 정국,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고환율 등 복잡한 경제 상황을 극복하고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때"라며 "기업들은 투자 계획과 글로벌 사업 확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와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계는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성과 장기적인 안목을 갖춘 경영 전략을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정용진, 韓 기업인 최초로 트럼프 만났다…"대화 내용은 공개 불가"
- 고려아연, 장내매수전 '끝'···남은 변수 3가지
- 고려아연, 임시 주총 '핵심 안건' 분석해보니
- 삼성·LG, 경영전략 ‘비상시국’ 회의…“2025 사업전략 다듬기"
- 트럼프 2기 출범 D-33…산업계 '미국통' 배치로 대응 태세
- 재계, 국정 비상 속 경영계획 긴급 진단
- ['24 결산] AI 열풍 탄 재계…불확실성에 '핀셋 인사'·'新리더십' 승부수
- 신학철 화학산업협회장 "정부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 방안 환영"
- ['25 전망] K-반도체 수출 '흐림'…실적 키는 'HBM'
- 'NCC 합리화' 포함 화학산업 구조개편 착수…"강력한 정책지원 필요"
- 산업계 경기전망지수 1월 13p 급락…"부진기간 역대 최장"
- 농협금융지주 곧 임추위 …관료출신 물망
- K방산의 '큰 손' 이 나라…금감원 금융사 진출 가이드 발간
- "내년 더 어렵다"…산업계, 내수침체·고환율·노사갈등 '삼중고' 우려
- ‘푸른 뱀의 해’ 활짝…을사년 휘감을 ‘건설·부동산 뱀띠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