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제공=연합]
17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제공=연합]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승인함에 따라 대규모의 기관 자금이 유입되는 전환점을 맞이한 한해였다.

지난 3월 비트코인이 국내 가격으로 ‘1억원’이란 상징적인 가격대를 돌파하며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으며,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며 사실상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편입된 원년으로 기록된 한해기도 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을 꼽자면 1월 10일(현지시간)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그간 SEC의 보수적인 판단으로 승인되지 못했던 비트코인 현물 ETF는 미국 법원이 이미 승인한 비트코인 선물 ETF와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함에 따라 결국 올해 1월 승인됐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치솟았다.

불과 지난해 1월만 해도 비트코인 가격은 2000만원대에 불과했지만 현물 ETF 승인 기대감으로 작년 연말에는 5000만원대로, 승인 직후 3월 1억원까지 직행했다.

올해 승인돼 출시된 지 11개월 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순자산 규모는 최근 금 펀드까지 추월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순자산 규모는 129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글로벌 애널리스트들은 “비현실적인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5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이더리움의 현물 ETF도 극적으로 승인 소식을 알렸다.

비트코인과 달리 증권성 여부를 두고 조사를 받고 있었던 만큼 승인 기한이 임박할 때까지 가능성이 10~30% 수준으로 희박하다는 쪽으로 여론이 기울었던 이더리움 현물 ETF는 막판에 예상을 뒤엎고 상장 심사요청서가 승인됐고, 이에 솔라나, 리플 등 추가 알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승인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제공=빗썸]
[제공=빗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본격 시행…‘무더기 상폐’ 소문도

7월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국회를 통과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되며 거래소들의 이용자 보호에 대한 의무가 한층 강화됐다.

가상자산 이용자의 자산을 보호하고 시세조종 등 각종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는 법안에 따라 거래소들은 이용자 예치금과 가상자산을 분리해서 보관하고, 예치금은 공신력 있는 은행에 맡기게 됐다. 또한 그간 별도로 지급되지 않던 가상자산 예치금에 대한 이용료도 지급하게 됐다.

새롭게 생겨난 예치금 지급 의무에 따른 부작용도 생겨났다. 거래소들이 더 많은 이용료율을 지급한다고 내세우며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 과도한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에 당국이 제재에 나서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고, 결국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모범규준을 마련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6월 근거 없는 ‘무더기 상상폐지’ 소문에 수십 개의 가상자산 가격이 일시에 급락하는 사태도 있었다.

금융당국이 국내 600개의 가상자산을 분기별로 심사해 기준에 맞지 않는 코인의 거래를 중단한다는 소식에 ‘패닉셀’이 속출하며 업비트 기준 상장코인 절반가량의 가격이 10~20% 급락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심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그간 제도권 밖에 있던 가상자산이 처음으로 제도권 내에 들어오게 됨에 따라 규제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낳은 결과라고 풀이되고 있다. 

활짝 웃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인. [제공=EBN]
활짝 웃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인. [제공=EBN]

美 대선 트럼프 지지율 따라 비트코인도 UP

올해 현물 ETF 승인으로 대규모 기관자금이 유입되는 전환기를 맞은 가상자산 시장은 4분기 본격적으로 불장 초입에 들어선다. 미국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비트코인 대통령’을 자처하며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적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과 비트코인 가격이 동조화를 보인 가운데 트럼프의 당선으로 ‘날개’를 딘 비트코인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국내 가격으로 다음 저항선으로 거론되던 1억5000만원 선을 돌파한 비트코인은 국내 거래량도 과거대비 크게 늘어난 상태다.

주요 알트코인들 가격도 지난 ‘불장’이었던 2021년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최근 이더리움이 202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국내 가격으로 590만원을 기록했으며 ‘리플’도 이번 불장에서 약 10배 이상 가격이 치솟으며 2021년 고점(2495원)을 넘어섰다.

그간 가상자산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사임 소식도 가상자산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의 공약 중 하나기도 했다.

[제공=코인커뮤니티]
[제공=코인커뮤니티]

가상자산과세 유예…‘계엄빔’ 쇼크

연말 들어 국내에서는 본래 내년 예정됐던 가상자산 과세 문제를 두고 2년 더 유예하겠다는 정부와 공제한도를 상향해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민주당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7월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더 유예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며 여야가 팽팽히 맞선 것. 하지만 결국 금투세 폐지와 맞물리며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형평성을 고려해 민주당이 정부 입장에 동의하며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최근 계엄사태로 인해 역대급 ‘역 프리미엄’이 발생한 일도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으로 꼽힌다.

지난 3일 밤 갑작스러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주식시장은 중단된 상태였지만 24시간 거래되는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패닉셀이 쏟아지며 해외 가격과 -50% 이상 역 프리미엄이 발생, 가격이 곤두박질 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1억3000만원 대였던 비트코인을 비롯한 전체 가상자산들이 두 자릿수 이상 급락하며 ‘패닉셀’ 물량이 쏟아졌고, 한 때 비트코인이 올해 초 가격대인 8000만원대에 거래되며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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