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타이어 3사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각 사 매출의 약 25~35%를 차지하는 미국이 '보편 관세'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3사는 올해 고인치 타이어 판매를 확대하고, 현지 생산 체제로 대응하며 역대급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현지 생산을 확대하거나, 유럽 판매를 늘리는 등 전략을 꾸려 올해 모맨텀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2025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9조6186억원, 1조6847억원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4% 늘어 외형적 성장을 이루지만, 수익성은 전년 대비 2.4%가량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금호타이어의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7981억원, 619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대비 7.2%, 2.7% 증가해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넥센타이어 또한 올해 전망보다 더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1505억원, 2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1%, 22.8%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실적 전망은 각 사의 상이한 현지 공장 생산능력(CAPA) 및 판매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미국 테네시 공장과 유럽 헝가리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두 공장은 각각 2026년, 2027년 공사 완료를 목표로 설비투자하고 있다. 이는 즉 2025년에는 추가 생산 대응이 쉽지 않음을 뜻한다.
반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CAPA가 늘었다. 금호타이어는 베트남공장 증설에 따라 연간 생산 능력이 590만본에서 1310만본으로 늘었다. 넥센타이어 또한 유럽 2공장 증설로 생산능력이 550만본 증가했다.
두 기업은 늘어난 CAPA를 기반으로 유럽 지역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유럽은 현재로써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장하는 보편 관세의 영향을 덜 받는 지역이다. 이같은 내용이 두 기업의 실적 전망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사가 해외 CAPA 증설에 집중하는 이유는 급변하는 해상운임과 원자재 가격 때문이다. 코로나19 당시 전염 우려로 하늘길과 바닷길 모두 혼란을 빚으면서 해운 지수는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천연고무 등 원자재가 또한 폭등하면서 타이어 업계는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코로나19 당시 한국타이어는 조기 투자한 현지 생산 공장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2021년부터 실적이 지속 성장했으며, 올해는 역대 최고 실적이 예고돼 있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또한 늘어난 해외 CAPA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인치 타이어 판매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각각 올해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는 3사 모두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편 관세 도입을 예고해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보호무역주의가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보편 관세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자동차 최대 소비국 중 하나인 미국은 각 사 총 매출의 25~35%를 차지한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산 타이어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익성은 다소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원자재가 및 해상운임이 다소 안정됐다는 점은 3사의 우려를 다소 낮추는 요인이다. 타이어 재료인 고무 및 해운 지수가 올해 상반기 내내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원자재가는 유럽연합의 산림전용방지법(EUDR) 시행 연기 발표 이후 다소 하향하고 있다.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지수인 최근 안정화 추세다.
이에 3사는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 확대, 유럽 등 여타 국가 판매 비중 확대 등으로 2025년 판매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