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제공=한화오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8707_660981_496.jpeg)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해군 강화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들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군함을 295척에서 오는 2054년까지 390척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총 건조 비용은 1조750억 달러(한화 약 1600조 원)에 이르며, 연평균 358억 달러(약 52조4400억 원)가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이 국내 조선사들의 주가 상승에 불을 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산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도 "동맹국을 활용해 군함을 만들 것"이라며 한국 조선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해군 함정 유지·정비·수리(MRO)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0조 원에 달한다.
이 같은 기대감에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 장중 주당 31만9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화오션 역시 4만94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동참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며 MRO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올해부터는 MRO 수주 사업을 더욱 확대해 미국 해군 함정 정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오션도 지난해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조선 산업 재건에 대한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미국 해군 및 상선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조선업계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가 지난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조선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이 포함됐다. 우선 1분기 내로 한미 협력 패키지를 수립한다.
이 패키지에는 군함과 상선 분야의 협력 강화, 인력 교류 활성화, 스마트 야드 기술 공유 등이 포함된다.
또 조선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군함 등 MRO 수주 활성화를 위한 우대 금융 지원책도 마련한다.
삼성중공업도 15일 1만335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합류했다.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건조 기술로 경쟁력을 주목 받고 있다.
중국의 FLNG 건조 경쟁사인 위슨(WISON) 조선소가 미국의 러시아 관련 제재 대상에 등재되면서 삼성중공업의 독주 체제 기대감에서다.
미국은 이번 제재 조치를 통해 제3국 기업이 제재 대상 기업과 거래하거나 지원할 경우 동일한 제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FLNG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그리고 중국의 위슨(WISON)이 전부다. 이중에서도 삼성중공업은 5척, 한화오션은 1척을 수주하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해군 및 조선산업 강화 계획과 중국에 대한 제재 조치가 한국 조선사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중국이 빠른 속도로 경재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 조선사도 고부가치 기술에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