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수입산 소고기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수입산 소고기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고환율에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대형마트의 모객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수입산 소고기 가격이 치솟으면서 지난해에는 매주 진행했던 대형마트의 소고기 할인행사가 올해들어 자취를 감췄다. 

가파르게 오르는 수입물가 품목 중에는 과일, 냉동수산도 포함되고 있는 만큼 신선식품을 활용한 대형마트 할인 행사는 당분간 더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중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형마트의 수입 식품 할인행사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그동안 대형마트들은 호주·미국산 소고기는 물론 킹크랩·랍스터 등 주요 신선식품을 타이틀로 내걸고 매주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할인 행사는 찾기 힘들어졌다. 고환율로 수입물가가 치솟으면서 원가 부담을 겪는 상황에 기존과 같은 할인은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형마트들은 고환율 장기화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 가격을 좌우하는 환율이 계속 높아질 경우 식품 할인이 아닌 되레 가격 상승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당장 다음 달부터 수입 신선식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발표한 '2024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4% 올랐다.

이는 지난해 4월(3.8%)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며 10월 2.1%, 11월 0.9%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수입 물가중 농림수산품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월간으로는 2.7% 올랐고 연간으로는 5.2%나 상승했다. 

특히 환율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상온 냉장 상품들의 상승이 눈에 띄었다. 품목별로 소고기는 전월 대비 3.4% 올랐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7%나 치솟았다. 대형마트의 소고기 할인 행사가 줄어든 이유로 보인다. 

소고기 외 다른 수입 먹거리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마트 할인 행사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냉동수산물은 전월 대비 상승률이 10월 1.6%, 11월 1.9%, 12월 3.3%로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과일 역시 전년 동월 대비로 25.3%, 11.3%, 9.5% 각각 올랐다.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입 물가를 끌어올린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34.42원으로 전월(1393.38원)보다 2.9% 급등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0% 치솟았다. 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55.30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사전 계약한 비축 물량이 있어 할인은 없더라도 가격 상승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마트들은 현재 상품 수급을 위해 거래처와 논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에 수입 물가가 계속 오를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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